남북, 10·4행사 '뒤풀이 만찬'…이해찬 "내년 서울서 같이하길"

10·4선언 채택 후 11년 만에 평양에서 첫 공동행사를 연 남북이 5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만찬을 함께하며 내년 행사를 기약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방북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밤 고려호텔에서 남측 주재로 열린 합동 만찬에서 만찬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으로 한반도 평화를 일궈내고 있다"며 "10년간 남북관계가 얼어붙었는데, 과거를 잊지 않아야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0·4 선언 당시 군사분계선 넘어 평양에 오면서 많은 사람 넘어가면 닳아 없어져 저절로 통일될 것이라고 했다"며 "저희도 앞으로 많이 밟고 다녀 없어지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어제, 오늘 점 하나 찍고 가는 게 아니다.

평화의 길을 만드는 첫걸음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한반도 통일까지 가는 길까지 많은 새길을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 대표는 "내년에는 서울에서 (10·4선언) 기념식을 했으면 좋겠다"며 "북쪽에서 보여준 정성과 환대에 더 극진하게 '응징'을 하도록 하겠다"고 농담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러면서 "훈훈한 바람이 더 번져나가서 새로운 한반도 평화 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영대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은 남측 및 해외 측 대표단에 사의를 표하며 "이번에 우리는 11년 전 10월에 북남수뇌상봉과 10·4 선언 채택의 역사적 순간을 감회 깊이 추억하면서 평화 번영과 자주통일을 이어나가려는 굳은 의지와 일치한 입장을 확인했다"고 화답했다.김 부의장은 "우리는 이번 대회에서 다진 엄숙한 맹약을 실천해 북남선언 이행을 위한 오늘의 걸음을 평화 번영을 위한 민족의 백 걸음, 천 걸음, 만 걸음을 견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조선 민족이라는 사상과 이념, 정념과 신앙, 직종과 사는 곳의 차이를 초월해 통일대업에 합쳐나가면 우리 힘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방북단은 이날 오전 10·4선언 기념행사를 한 뒤 옥류관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만수대창작사와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둘러봤다.이어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을 관람했다.

방북단은 6일 오전 평양 중앙식물원 참관을 끝으로 2박 3일 간의 방북 일정을 마무리한 뒤 귀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