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콩레이 제주 강타…침수피해 속출, 1000여가구 정전

항공편 169편 결항, 여객선도 운항 통제…1천여가구 정전, 일부 복구 안돼
한라산 700㎜ 넘는 폭우…제주 일 강수량 310㎜, '나리' 때 이어 역대 2위

흔치 않은 10월 태풍 콩레이가 제주를 강타했다.태풍이 몰고 온 기록적 폭우에 침수와 정전 피해가 속출했으며, 제주공항에서는 이틀째 결항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 육상과 해상 전역에는 태풍경보가 발효 중이다.

지난 4일 낮 12시부터 6일 오전 8시 현재까지 지점별 강수량은 제주 336.3㎜, 서귀포 203.1㎜, 성산 175.7㎜, 고산 114.4㎜, 한라산 윗세오름 707㎜, 어리목 625㎜, 한라생태숲 496㎜, 산천단 482.5㎜, 오등 450.5㎜, 제주공항 384㎜, 선흘 363㎜, 송당 297.5㎜ 등을 기록하고 있다.지난 5일 하루 동안 제주(제주지방기상청) 지점에는 310㎜의 비가 내렸다.

이는 1923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2007년 9월 16일 태풍 나리 때 기록한 420㎜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것이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이 한라산 사제비 초속 53m, 진달래밭 50.2m, 고산 34.7m, 마라도 29.9m, 추자도 28.3m, 제주 26.3m, 제주공항 25m, 성산 23.2m 등을 기록하고 있다.
폭우에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7시 28분께 제주시 연북로에서 차량이 침수돼 119구조대원이 운전자를 구조했고, 같은 날 오후 11시 4분께 제주시 아연로에서도 차량이 고립돼 탑승객 3명이 구조됐다.

제주시 애월읍 일대 10여 가구, 제주시 월대천 인근 저지대 농경지와 가옥을 비롯해 학교, 식당, 호텔, 목욕탕 등 도내 곳곳에서 현재까지 50여 건의 침수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는 야자수가 도로에 쓰러졌고 간판이 강풍에 흔들리거나 펜스가 넘어져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교통신호기 6곳과 가로등 6곳이 일부 파손돼 응급조치가 이뤄졌다.

지난 8월 태풍 '솔릭' 내습으로 지붕이 파손된 제주시 복합체육관은 보수가 이뤄지기 전에 다시 태풍이 와 비가 계속 유입, 침수된 상황이다.

비바람에 노지감귤 가지 부러짐, 감자·당근·양배추 등 밭작물 유실이나 밭 침수로 인한 병해충 발생 등 농작물 피해도 우려된다.

강풍에 전선이 끊어지면서 정전도 잇따랐다.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 현재까지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안덕면 사계리, 남원읍 신흥리, 성산읍 신천리 등의 총 1천148가구가 정전됐다.

이 가운데 현재 659가구는 전력 공급이 복구됐지만 489가구는 복구가 되지 않은 상태다.
하늘길·바닷길은 이틀째 끊겼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공항에서는 지난 5일 항공편 173편이 결항한 데 이어 이날도 오전에 계획됐던 항공편 운항이 대부분 취소됐다.

현재까지 결항이 결정된 항공편은 총 169편(출발 84, 도착 85)이다.

항공사들은 제주도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이날 낮부터 순차적으로 항공편 운항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각 항공사는 제주 출발 기준 오전 11시∼오후 1시께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운항 여부가 유동적이어서 항공편 이용객들은 사전에 항공사에 운항 여부를 확인하고 공항을 찾아달라"고 전했다.

또한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 서부 먼바다에 태풍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이날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7개 항로 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다.
한라산 입산은 이틀째 전면 통제됐다.

산방산 낙석 위험지역 도로 1.2㎞ 구간과 섭지코지 진입로 출입도 통제됐다.

태풍 콩레이는 6일 오전 7시 현재 중심기압 97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2m에 강도는 중인 중형 태풍으로, 서귀포 북동쪽 90㎞ 해상에서 시속 49㎞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제주는 이날 콩레이의 영향에서 차차 벗어나면서 오전까지 비가 오다가 차차 그치겠고, 산지에는 오후까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며 바람도 한동안 강하게 불 것으로 보인다.예상 강수량은 5∼30㎜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