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이유

AI 로봇, 자율차 등에 필요한 5G
장비·단말·서비스 주도권 확보 위해
남보다 먼저 산업 생태계 갖춰야

민원기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
바이럴마케팅. 우리말로 쉽게 표현하면 입소문(口傳)이라고 할 수 있다. 직접적으로 광고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말을 통해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홍보되는 마케팅 수단을 말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이야기하는 “어디 식당이 맛있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가 그렇게 재미있다면서?”와 같은 말을 퍼뜨리는 것도 일종의 바이럴마케팅이다.

우리가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거나 스마트폰을 통해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이용 후기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도 먼저 구매한 사람의 평가나 경험을 토대로 보다 나은 결정을 하기 위함이다. 그래야 후회도 없다.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5세대)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것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 보면 어떨까?

운전자 없이도 자동차가 스스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며,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과 친구가 되고 음식과 청소도 알아서 해주는 세상은 어릴 적 TV에서 보던 만화 영화나 공상 과학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마주할 우리의 일상이다. 이렇게 생각만으로도 설레고 신기한 일상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5G 기술이다. 초고속, 초연결, 저지연으로 대표되는 5G는 지금까지의 이동통신 기술로는 할 수 없는 것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새로운 세상을 우리가 남들보다 먼저 준비하고 맞이하자는 취지에서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이 가장 빨리 우리 기술로 개발한 장비와 단말을 통해 5G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혁신적인 서비스와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낸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기준을 확보할 수 있다.이런 기준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물론 관련 일자리까지 창출되는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국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통해 대한민국이 5G 부문에서 제일 먼저 그리고 성공적인 ‘이용 후기’를 남길 수 있게 된다.

뒤늦게 5G를 도입하려는 국가들은 우리의 후기를 보고 따라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한국의 장비와 단말, 서비스에 대한 후기도 함께 읽고 구입할 것이다. “5G 장비는 대한민국이 잘 만들었어요” “역시 5G 스마트폰은 한국이 최고네요”라는 입소문은 다음 국가로 또 그 다음 국가로 이어져 우리나라가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는 시작이 되는 것이다.

바이럴마케팅이 가장 효과적인 홍보 수단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상품을 직접 구입하고 사용해 본 경험으로부터만 나올 수 있는 평가가 가장 객관적이고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결코 이야기할 수 없는 설득력이 있다.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이 다가올 5G 시대를 주도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5G를 먼저 직접 경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의 이용 후기를 많이 남기고 입소문을 내야 다른 나라에 대한민국 5G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구입해보라고 홍보도 할 수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미국,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은 5G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통신사와 제조사 그리고 관련 기업들과 합심해 대한민국이 5G의 첫 이용 후기를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머지않아 세계 곳곳에서 “5G는 대한민국이 가장 잘한다”는 입소문이 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