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中서 배터리 분리막 승부수…"물량 전쟁 승자될 것"
입력
수정
지면A15
장쑤성에 4000억 들여 공장 신설…내년 초 착공
'최대 격전지'서 몸집 키워
리튬이온전지 분리막 등
2020년 3분기 양산 계획
中·헝가리 배터리 공장도 추진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 '가속'
김준 사장 "배터리 수요 급증
습식 분리막 시장 1위 목표"
◆중국에 배터리 핵심 소재 공장 건설SK이노베이션은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에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과 세라믹코팅분리막(CCS) 생산 공장을 신설한다고 7일 발표했다. 배터리 분리막 공장은 진탄경제개발구 내 14만5200㎡ 부지에 약 4000억원을 들여 건설한다. 생산 설비는 LiBS 4기, CCS 3기가 투입된다. 2019년 초 착공해 이듬해 3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LiBS는 2차 전지 안에서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차단해 안정성을 높이는 미세 필름이다. 수십 나노미터(㎚·1㎚=10억분의 1m) 크기의 기공 사이로 리튬이온이 통과하며 전지의 기능을 발휘하게 한다. CCS는 기존 LiBS의 단면이나 양면에 혼합무기물층을 보강한 제품이다. SK이노베이션이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CCS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전기차용 배터리 등에서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04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로 LiBS를 개발했고, 2011년에는 세계 최초로 CCS 상업화에 성공했다.
◆글로벌 배터리 생산 거점 확보 나서
SK이노베이션이 분리막 증설에 나선 것은 글로벌 배터리 수요 증가와 맥이 닿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중국 측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장쑤성 창저우시 진탄경제개발구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신설하는 LiBS·CCS 공장 인근이다. 창저우 배터리 공장은 SK이노베이션이 2013년 10억위안(약 1630억원)을 들여 두 회사와 함께 설립한 배터리 합작법인 BESK의 자회사다. 2020년부터 매년 전기차 25만 대분에 해당하는 7.5기가와트시(GWh)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미국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은 최근 “미국도 배터리 생산 거점의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며 “후보지는 네 곳 정도로 추려졌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신설 공장에서 생산되는 분리막 제품을 자사 배터리 생산 라인을 비롯해 전기차 및 정보기술(IT)용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CALT와 BYD 등 중국 대형 배터리 제조사들이 큰 수요처가 될 전망이다. 중국에서도 LiBS를 생산하고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한국 제품 품질이 더 높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배터리 공장 증설에 따라 인근 지역에 분리막 공장이 추가 증설될 가능성도 있다. 김 사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현재 세계 2위인 습식 분리막 시장 점유율을 1위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중국 내 관련 산업과 다양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