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마을 체험 더 확대" vs "학교서 원어민 교육"…교육당국, 여전히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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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된 영어마을‘영어마을에 방문하는 게 영어교육에 효과가 있을까.’ 영어마을에 대한 교육당국의 판단은 혼선을 거듭해왔다. 영어마을의 효과는 물론이고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당국 실태파악 손놓은 새
무등록 영어마을 피해 잇따라
8일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내년부터 학생들을 영어마을에 보내는 대신 학교별 영어교육 지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영어 공교육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울의 모든 초등 4~6학년 학생이 한 번 이상 가평영어교육원, 수유영어마을 등의 영어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데서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 배치를 확대하는 중”이라며 “영어마을은 안전사고 우려나 교원 자질 논란 등으로 학부모들이 선호하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교육부도 영어마을 효과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2005년 김진표 당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서울 및 경기 영어마을 같은 영어캠프를 계속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해 김 장관은 “영어마을은 그만 만들어야 한다”며 “원어민 교사 배치가 더 효율적”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그렇다면 영어마을이 절반가량 사라진 현재 교육부의 판단은 어떨까. 교육부 관계자는 “영어마을은 각 지방자치단체 및 시·도교육청이 설립해 운영 중”이라며 “교육부 차원에서 영어마을이 지금까지 총 몇 개 지어졌고 운영 현황은 어떤지 파악한 바 없다”고 했다.
교육당국이 손 놓는 사이 무등록 영어마을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학부모의 몫이 됐다. 제주국제영어마을은 2006년부터 11년간 교육청의 인가를 받지 않고 무등록으로 영어마을을 운영해왔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가 환불을 요구해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영어마을이라는 이름을 달고 운영하니 일부 학교에서는 해당 영어마을이 지자체나 교육청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오해해 캠프신청서를 대신 배포해주기도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