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는 금융산업] KB운용, 대체투자 운용자산만 10兆 '눈앞'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KB자산운용은 올해 초 전통자산 부문과 대체투자 부문에 각자대표체제를 도입해 분야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경DB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종합 자산운용사 KB자산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사 중 사업 포트폴리오가 가장 잘 짜인 곳 중 하나란 평가를 받는다. 올해 초에는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전통자산 부문에 조재민 대표, 대체투자 부문에 이현승 대표를 선임하는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해 분야별 전문성 향상과 그룹 내 시너지 강화에 나섰다.

전통자산 부문은 상품 라인업 보강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49개 펀드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도 45개 펀드를 출시했다. 자금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연초 이후 해외펀드 수탁액만 1조6000억원 늘었다.

‘KBSTAR’ 브랜드를 단 상장지수펀드(ETF)도 자금 몰이를 하면서 시장점유율이 두 자릿수(10.0%)에 진입했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3위 자리를 굳히는 분위기다.

KB자산운용의 국내 주식 운용은 철저한 리스크(위험) 관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간판 펀드인 ‘KB중소형주포커스펀드’의 올해 상반기 수익률은 6.96%로 국내 주식형펀드 중 가장 높았다.해외펀드 운용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과거에는 외국계 운용사에 단순 위탁했지만 작년부터는 직접 운용인력을 육성하고 외국계 위탁운용도 복수의 운용사가 경쟁하게 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켜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그 결과 한국 해외펀드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중국펀드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국부펀드와 중앙은행의 중국 투자자금도 운용하고 있다.

글로벌 운용사와의 제휴 폭도 넓히고 있다. 글로벌 타깃데이트펀드(TDF) 1위 업체인 뱅가드와 손잡고 ‘KB온국민TDF’를, 글로벌 1위 채권 운용사인 핌코와 협력해 ‘KB PIMCO글로벌인컴셀렉션펀드’를 선보였다.

대체투자 부문은 이현승 대표 취임 이후 해외부동산 운용본부를 신설하고 전문인력을 보강하면서 창사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인프라펀드 운용 노하우는 오랜 기간 업계 1~2위를 다퉈온 데다 최근 해외 부동산과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투자처를 넓히면서 수탁액이 올해 들어 1조5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대체부문 운용자산은 10조원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KB자산운용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관련 분야에 대한 누적 투자액이 1조원에 달한다. 국내부동산 부문에서도 서울 여의도 SK증권빌딩과 용산구 동자동 KDB생명타워 인수 등 굵직한 투자를 연달아 성사시키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앞으로 국내 건설 및 에너지기업 등과 신흥국의 도로·발전·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선진 시장인 미국의 에너지·발전 프로젝트, 유럽의 도로·철도, 호주의 공항·항만 건설 등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개인 투자자를 위한 공모형 부동산펀드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