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 찍으면 자동으로 보험료 견적"…'AI 이미지 분석' 기술, 금융에 접목
입력
수정
지면A22
주목! 이 스타트업 - 애자일소다“인공지능(AI)은 기술 자체보다 어디에 쓰느냐가 더 중요하죠. 거기에 초점을 두고 탄생한 것이 애자일소다입니다.”
자일소다한화손보·DB생명 등서 활용
사고조사 직원 업무 절반 줄어
지난 8일 서울 역삼동 KB이노베이션허브에서 만난 최대우 애자일소다 대표(사진)는 자사 AI 서비스 개발 배경을 이같이 소개했다. 애자일소다는 AI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음성 인식을 금융권 서비스에 적용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최 대표는 애자일소다의 창립멤버이면서 한국외국어대 통계학과 교수다. AI 기술이 각광받기 시작한 2011년 이전부터 AI에 매력을 느끼고 관련 연구를 해왔다. 2011년 AI를 주제로 논의하는 강연장에서 이 기술로 사업을 시작하자는 제안을 받은 게 창업의 시발점이었다. 제안을 건넨 건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투비소프트 창립멤버인 김영현 현 애자일소다 부사장이다.
최 대표는 “제의를 받고 고민하던 중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알파고’라는 바둑 프로그램 AI가 프로 바둑기사를 대상으로 승승장구하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AI가 주목받는 기술로 올라서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2015년 김 부사장의 제안을 수락하고 애자일소다를 설립했다.
애자일소다의 주력 서비스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관리·분석하는 ‘스파클링소다’다. 주어진 이미지나 음성을 스스로 분류하고 분석해 기업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DB생명, 한화손해보험 등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최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AI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적용 가능한 서비스까지 찾을 수 있도록 기술을 진화시켰다. 그 같은 취지에서 탄생한 것이 지난 6월 선보인 ‘스파클링소다 2.2’다. 이 모델은 스스로 학습한 이론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까지 한다.
스파클링소다 2.2는 출시되자마자 금융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첫 고객은 한화손해보험이었다. 한화손해보험은 스파클링소다 2.2를 기반으로 사고현장 사진을 자동으로 분석해 기존의 사고 자료와 비교한 뒤 적절한 견적을 안내하는 AI 이미지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고 현장을 다니는 현장 직원들의 업무를 절반 이하로 줄이는 효과를 냈다.
애자일소다는 스파클링소다 2.2를 토대로 카드사, 보험사 등에 걸맞은 서비스를 다양하게 내놓을 계획이다. 최 대표는 “고객의 소비 성향 등을 분석해 사용한도 책정을 돕는 카드사 서비스를 연말께 선보일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적정한 보험료 한도를 책정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