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의 전설' 이무지치, 한경필과 환상적 앙상블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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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서 합동 연주회‘실내악의 전설’이라 일컬어지는 이무지치와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합동 연주회를 선보인다. 오는 2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이무지치와 한경필하모닉’ 무대에서다. 이무지치가 1952년 창단 이후 다른 실내악단과 합동 내지 협연 연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창단 이후 다른 악단과 첫 협연
가을 정취 나는 이탈리아 곡으로
매혹적인 컬래버레이션 무대
마르코 보시 '골도니아니간주곡'
레스피기의 '현을 위한 아리아'
로타 '현을 위한 협주곡' 선사
이무지치 명성을 세계에 알린
비발디 '사계'도 2부에 연주
◆한경필 제안에 ‘의기투합’이번 공연은 이무지치의 각별한 ‘한국 사랑’에서 기획됐다는 전언이다. 이무치치는 1975년 첫 내한 공연 이후 꾸준히 한국을 찾고 있다. 2002년엔 한복을 입고 한국에서 창립 50주년 공연을 했고 2012년 창립 60주년 기념 공연도 한국에서 열었다. 2004년엔 ‘고향의 봄’ 등 한국 곡을 계절별로 분류해 ‘한국의 사계’라는 이름의 음반을 내놓기도 했다.
이무지치가 세상에 처음 알린 비발디의 ‘사계’를 주제로 올초부터 ‘포시즌스(4Seasons)’라는 기획공연을 해오고 있는 한경필하모닉은 이번 공연을 위해 이무지치를 찾아가 합동 공연을 제안했다. 이무지치 단원들은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한경필과의 협연을 수락했다고 한다. 한경필 관계자는 “이무지치 측이 합동 공연 아이디어에서 신선함을 느꼈다고 했다”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실내악단의 명성에 걸맞게 모든 공연을 이탈리아 작곡가의 작품으로 꾸미자고 한경필이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총 33명이 선사하는 1부 하모니
레퍼토리는 특유의 생동하는 선율과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이탈리아 작곡가 곡으로 짰다. 1부는 이무지치와 한경필 합동 무대다. 이무지치 단원 12명과 한경필 정단원 21명 등 총 33명의 연주자가 무대에 오른다. 두 개의 앙상블이 만나 세 명의 각기 다른 이탈리아 작곡가 곡을 하나의 하모니로 전달한다. 마르코 엔리코 보시의 ‘골도니아니 간주곡 op 127’로 시작해 오토리노 레스피기의 ‘현을 위한 아리아 op 38’, 니노 로타의 ‘현을 위한 협주곡’으로 마무리한다.
2부는 이무지치 단독 무대다. 이무지치의 트레이드마크인 비발디 ‘사계’를 전곡 연주한다. 이무치치는 1952년 이탈리아 로마 최고 음악 명문인 산타체칠리아음악원을 졸업한 12명의 음악인이 ‘음악가들’이라는 뜻의 이름으로 창단했다. 이후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작곡가 비발디의 대표작 ‘사계’를 발굴했다. 지금까지 판매된 이무지치 ‘사계’ 음반은 총 8000만 장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카라얀이 지휘한 베를린필하모닉의 ‘베토벤 교향곡 제5번’과 함께 세계 최고의 음반 판매 기록이다. ‘사계’ 음반에 더해 이무지치가 발표한 30여 종의 음반은 지금까지 총 1억500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25일엔 로시니 150주년 공연도
현대음악이 소편성 관현악단을 요구하고 바로크음악도 부흥하면서 유럽 상설악단 중에는 ‘이 솔리스티 베네티’ ‘슈투트가르트체임버오케스트라’ ‘에우로파 갈란테’ ‘자그레브 실내합주단’ ‘소치에타 코렐리합주단’ 등 실내악단이 대거 등장했다. 여기엔 이무지치 인기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비발디의 ‘사계’를 가장 잘 연주하는 악단은 이무지치로 통한다. 이무지치는 창단 때부터 기술적인 면과 음악적인 해석을 단원 전원 합의에 따르기로 해 지휘자가 없는 앙상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안토니오 안셀미 제1바이올린 수석이 콘서트 마스터(악장)를 맡고 있다.
이무지치는 공연보다 이틀 앞선 25일엔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이탈리아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 서거 15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그의 대표작인 ‘세비야의 이발사’, ‘도둑까치’, 오페라 ‘눈물’ 중 첼로와 현을 위한 변주곡 등 대표작으로 구성했다. 11월16일엔 경남 김해에서, 18일엔 경기 수원에서 ‘오페라 이무지치 내한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