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108명·남부발전 122명…전력공기업 8개사 하반기 1633명 채용

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올해도 블라인드 채용
자소서에 출신학교 쓰면 불이익
인턴십 없애고 정규직 채용

지역인재 18% 의무화
한전KPS는 25%까지 뽑기로
'脫원전' 한수원 대졸신입 '0'

10월27일 동시 필기시험
기술직 난이도는 기사 자격증 수준
중부발전, 직무 연계형 문제 출제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전력공기업 8개사가 올 하반기 직원 1633명을 뽑는다. 지난해보다 22.9% 늘어난 규모다. 전력공기업들은 지난 5일 서울 건국대에서 구직자를 위한 합동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김윤희 인턴(이화여대4)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전력공기업 8개사가 올 하반기에 1633명의 직원을 뽑는다. 지난해 하반기(1328명)보다 22.9%(305명) 더 늘었다. 한전은 대졸 수준 직원 688명과 고졸자, 전문·연구직, 보훈, 경력단절여성(경단녀) 등을 포함해 모두 1108명을 모집하고 있다. 이 밖에 △한국남부발전 122명 △한국남동발전 67명 △한국동서발전 60명 △한국서부발전 55명 △한국중부발전 50명 △한전KPS 110명 △한전KDN 61명 등이다.

‘탈원전’ 불똥이 튄 한국수력원자력은 올 하반기에 대졸 수준 신입직원을 한 명도 뽑지 않는다. 한수원은 2015년 1245명의 정규직 신입직원을 뽑을 정도로 꾸준히 많은 인원을 채용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정부의 탈원전 정책 영향으로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본사 이전 지역인재 18%까지 채용

전력공기업들의 올 하반기 채용 특징은 ‘블라인드·지역인재·정규직 채용’ 세 가지로 요약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블라인드 방식의 채용은 올해도 계속된다. 이 때문에 성별, 연령, 학력 등에 제한 없이 지원 가능하다. 한전은 추가로 사진, 주소, 생년월일 기재란도 없앴다. 김관봉 한전 인재채용부장은 “학교 이름, 특정 단체명의 메일 주소도 기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자기소개서에 출신 학교와 가족관계를 쓰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직은 관련학과 전공·자격증이 필요하지만, 사무직은 전공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한전·한전KPS·한전KDN은 서류전형을 위해 일정 수준의 어학성적(토익은 700점 이상)도 요구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은 지원서 단계뿐만 아니라 면접 때도 적용된다. 면접 지원자들에게 유니폼을 지급하는가 하면, 필기시험과 다른 수험번호 교부를 통해 투명성을 강화한다. 면접위원도 외부 전문가를 절반으로 채워 공정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본사가 이전한 지역의 인재 채용 목표 비율이 올해는 18%로 의무화됐다. 지역인재란 한전 지원자의 경우 최종학력(대학원 이상 제외) 기준 광주·전남에 있는 학교 졸업(예정)자를 말한다. 한전은 전형단계마다 본사 이전지역 인재 불합격자 중에서 고득점순으로 목표 미달 인원만큼 선발 예정 인원을 초과해 추가 합격 처리할 방침이다. 한전KPS의 올해 지역인재 채용 목표 비율은 25%로 다른 기업보다 더 높다. 정부는 올해부터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매년 3%씩 올려 2022년에는 30%까지 뽑도록 했다.채용연계형 인턴십 대신 정규직으로 바로 채용하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채용인턴십은 3~6개월 평가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손승현 남부발전 인재경영부 차장은 “인턴십은 기업으로선 일정 기간 검증을 통해 선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원자들은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라며 “현 정부의 직업 안정성 중시 정책으로 공공기관들이 인턴보다 정규직 채용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공기업 8개사 동시 ‘필기시험’

8개 전력공기업은 10월27일 동시에 필기시험을 볼 예정이다. 시험 과목은 각사마다 차이가 있다. 한전은 직무능력, 인성검사 두 과목을 치른다. 남부발전은 전공, 한국사, 영어, 직업기초능력, 인성검사 5과목을 본다. 동서·남동·중부·서부발전은 전공, 한국사, 직업기초능력과 인성검사 4과목을 치른다.당락을 좌우하는 전공시험은 기술직의 경우 기사 자격증 시험 수준(대졸)으로 출제될 것으로 알려졌다. 고졸은 기능사 자격 수준으로 출제된다. 이상훈 서부발전 인사운영실 차장은 “대졸 기술직 전공은 기사 자격시험 수준, 사무직은 7급 공무원 수준으로 출제되지만 조금 더 깊게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주요 명문대 출신과 공인회계사, 세무사 수험준비생들이 공기업으로 대거 몰리면서 합격권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필기시험에서 달라지는 부분도 있다. 한전 기술직은 직업기초능력 40문항, 전공 15문항 등 모두 55문항이 출제된다. 전공시험에서 합격·불합격을 우선 적용한 뒤 직업기초능력 점수와 전공 점수를 합산해 당락을 결정한다. 남동발전은 전공지식 평가 비중을 기존 50%에서 60%로 높인다. 중부발전은 직무 연계형 문제 10문항을 출제한다. 전병엽 중부발전 인재개발실 차장은 “실제 현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의 직무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KPS는 용접, 중기분야 지원자를 대상으로 실기시험도 치를 예정이다.
공태윤 기자/홍순빈 인턴(한국외국어대4)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