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파워' 과시한 화웨이…행인 옷 구분하고 신호등도 제어

'화웨이 커넥트'서 활용 사례 소개…선전 등 일부 도시에 적용
사생활 침해 우려도…에릭 쉬 CEO "AI 시대 거부하면 도태될 것"
차와 사람들이 뒤섞인 왕복 2차선 도로.
도로 주변에 설치된 카메라가 오가는 행인과 차량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담는다.모니터링 화면에는 차량 번호판은 물론 '시트로앵 엘리시'라는 차 모델명과 색상까지 찍힌다.

장바구니를 든 행인 아주머니의 모습 아래에는 '여성' '중년' '퍼플색 코트 상의' '검은색 바지'라는 키워드가 뜬다.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ICT 콘퍼런스 '화웨이 커넥트 2018'에서 화웨이가 시연한 지능형 비디오 감시 시스템이다.시연에는 지난 6월 중국의 한 지역에서 촬영한 영상이 활용됐다.

이 시스템은 고화질 비디오 캡처 기술과 무선 네트워크, 클라우드, 빅데이터를 활용해 쉴 새 없이 오가는 행인과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한다.

수집한 데이터는 성별, 의류 종류 및 색상, 차량 모델 등 항목별로 수치화돼 대시 보드에 일목요연하게 표현된다.
전시장에서 선보인 시스템은 데모(시범) 버전이며, 실제 적용을 준비 중이라고 화웨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쪽에서는 올해 선전(shenzen) 지역에 적용된 클라우드 기반의 지능형 교통 시스템이 선을 보였다.

이 시스템은 보행자와 교통량을 분석해 체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신호등을 제어한다.부스 내 대형 스크린에서는 선전 시내 특정 지역의 보행자 정보와 차량 흐름, 교통량 최적화 결과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밖에 안면 인식을 이용한 공항 셀프 탑승 시스템, 교통 법규 위반자 감시 솔루션 등이 선을 보였다.

화웨이는 처리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 AI 칩세트 '어센드'(Ascend) 시리즈를 클라우드, 서버, 단말 등에 적용해 AI를 전 산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에릭 쉬 순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AI를 적용하면 중국의 심각한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AI 최고 경지인 자율주행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게 되면서 사생활 침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화웨이 교통 위반 감시 솔루션의 경우 동승자, 정기 검사, 운전 중 통화 여부 등 수집하는 정보만 12종에 달했다.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전시장에는 "시연을 위한 개인정보 수집 후에는 바로 데이터를 폐기한다'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하지만 화웨이는 AI를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정의하고, AI로 인한 부작용보다는 긍정적인 변화를 더욱 주목했다.에릭 쉬 CEO는 "AI 시대를 거부하면 도태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AI가 자신이 속한 직업군과 기업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