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체제 '뉴롯데' 공격 경영 시동…美·유럽·동남아 진출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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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기업이 뛴다신동빈 롯데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50년 성장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과 변화의 시대 속에 미래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선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 실천 과제로 ‘사회 트렌드와 가치변화에 빠르게 대응한 고객가치 창출’,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 ‘롯데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을 제시했다.
롯데는 지속 성장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전반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 디지털 혁신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년 출범한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투명성 강화…기업가치 제고 나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려는 신 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롯데는 작년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롯데지주는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등이 주된 사업이다. 자회사 간 조율 등의 역할도 한다. 중장기적으로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인수합병(M&A)도 맡아서 한다.
지주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올 4월 롯데지알에스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사의 투자사업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하면서 그룹 내 모든 순환출자·상호출자를 해소했다. 롯데는 이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복잡한 순환출자로 인한 기업 가치의 디스카운트(할인)를 해소하는 계기로 삼았다. 롯데는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에도 주식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함으로써 지주회사 체제를 안정화하는 동시에 전문 경영과 책임 경영을 통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롯데는 지난 7월 롯데지주의 자회사 롯데정보통신을 상장시켰다. 2006년 롯데쇼핑 상장 후 12년 만에 처음 이뤄진 계열사의 상장이었다. 롯데정보통신은 상장을 계기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지주는 아직 지주사에 편입되지 않은 계열사를 분할합병, 지분매수 등의 방식으로 편입할 예정이다. 기회가 되면 우량 계열사를 상장해 경영 투명성도 높여 나갈 예정이다.
해외 신시장 개척롯데는 해외 시장에도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유럽, 북미 등으로 ‘해외 영토’를 확장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동남아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북쪽으로는 러시아 극동 지역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다.
롯데는 작년 1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호텔과 연해주 지역 9350만㎡ 규모의 토지 경작권 및 영농 법인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올 4월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고 호텔과 농장을 운영 중이다.
올 7월에는 블라디보스토크 호텔 이름을 ‘롯데호텔 블라디보스토크’로 바꿔 달았다. 롯데호텔은 러시아에서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마라 등에서도 호텔을 운영 중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러시아 전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이게 됐다. 롯데상사는 연해주에 영농 사업의 기반을 확보했다. 연해주 농장은 작년에 재배한 곡물을 모두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옥수수 7000t을 국내로 역수출하기도 했다. 향후 농장 면적을 넓히고 연관 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동남아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베트남에 특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1990년대 식품·외식 부문을 시작으로 유통·서비스 부문까지 진출했다. 2014년에는 하노이에 랜드마크 빌딩 ‘롯데센터 하노이’를 지었다. 베트남 주요 도시에 대규모 복합단지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호찌민시가 베트남 경제 허브로 개발하고 있는 투티엠 지구에 롯데는 2021년 ‘에코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다. 5만여㎡ 규모에 약 1조1700억원을 투입해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주거시설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하노이시 떠이혹 신도시 상업지구에는 7200억원을 투자해 2020년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하노이시 서호 인근 7만3000여㎡ 부지에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등이 들어선다.
화학 부문의 동남아 진출도 활발하다. 롯데는 인도네시아 반텐주 롯데케미칼 타이탄 공장의 인근 부지에 대한 부지 사용권을 매입했다. 이곳에 에틸렌을 생산하는 NCC를 포함해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예상 투자 규모는 약 4조원이다. 롯데첨단소재도 지난해 말 이 지역 화학 생산업체를 인수한 데 이어 신규 공장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 100년롯데는 작년 창립 50년을 맞아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란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고객의 삶에 가치를 더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다짐을 비전으로 밝혔다.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