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LS' 제조업에 IoT·빅데이터 접목…미래성장동력 발굴 위해 R&D 드라이브

대한민국 대표기업이 뛴다
구자열 LS그룹 회장(가운데)과 구자균 LS산전 회장(왼쪽 첫 번째)이 지난달 17일 경기 안양시 LS타워에서 열린 ‘티 페어(T-Fair) 2018’에서 스마트 농업에 사용되는 드론을 함께 들어보고 있다. /LS 제공
LS그룹은 ‘디지털 LS’로의 전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선, 전력기기, 농기계 등 전통 산업을 하는 계열사의 특성상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나서 조직에 스마트한 사고를 빠르게 전파시켜 달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전통 제조업에 적용하면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자열 회장
R&D 스피드업 나선다

LS그룹은 지난달 17~18일 경기 안양시 LS타워에서 연구개발(R&D) 성과공유회인 ‘LS 티 페어(T-Fair) 2018’을 열었다. 티 페어는 그룹 내에서 ‘기술 올림픽’으로 불린다. 2004년 그룹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구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시작, 올해로 14회째를 맞았다. 이 행사에는 구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각 계열사 CEO, 최고기술책임자(CTO), 연구원 등 400여 명이 참석해 한 해 동안 이룬 연구개발 성과를 공유했다.

LS전선은 생산 제품에 IoT를 적용해 실시간 위치와 재고, 도난 여부 등의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LS산전은 소비자들이 실시간으로 태양광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용 현황과 제품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전시했다. LS엠트론은 자율주행 트랙터와 농업용 드론 등을 내놓고 스마트 농업 솔루션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구 회장은 2015년부터 ‘R&D 스피드 업’과 ‘디지털 전환’을 그룹의 미래 전략으로 강조하고 있다. LS그룹은 계열사별로 디지털 디자인, 3차원(3D) 프린팅, 가상현실 등을 제품 설계와 개발, 검증 단계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디지털 변혁을 위한 R&D 과제도 지정해 추진 중이다. 올해 ‘R&D 최고상’은 LS전선의 ‘유럽향 광케이블 신제품 개발 및 솔루션’ 과제를 비롯한 제조 분야 5개와 LS니꼬동제련의 ‘용매 추출을 통한 귀금속 제품화 기술’ 등 프로세스 분야 3개 등 8개 연구성과가 받았다.

디지털화해야 기업 생존구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각 사가 디지털 변혁을 위해 내놓은 작은 성공 사례들을 보며 우리 LS가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시작했다고 느껴 흐뭇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워싱턴대 올린 경영대학원이 ‘2025년까지 포천 500대 기업 중 40%가 디지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 내용을 언급하며 변화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구 회장은 “우리 LS가 생존하는 40% 안에 속할지 아닐지는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발굴하는 R&D 연구원 여러분 손에 달렸다”며 “CTO뿐만 아니라 CEO가 직접 나서 스마트한 사고로 전환하고, 그런 변화를 직원들과 조직에 빠르게 전파해 달라”고 당부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제조업 분야에서 ‘서비스 차별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구 회장은 “LS도 단순히 제품만 판매할 게 아니라 서비스를 접목해야 한다”며 “정보기술(IT)과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효율성과 만족도가 가장 높은 운영 방식을 찾아내 이를 민첩하게 실현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