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현실로?…'옥수수 소셜VR' 체험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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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옥수수 소셜VR 정식 서비스 개시"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보셨어요?"
VR기기 쓰고 가상공간에서 옥수수 콘텐츠 관람
"곧 5G 시대…높은 퀄리티의 서비스 제공 목표"
11일 오전 전진수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 AR·VR랩 리더가 기자들에게 물었다. 옥수수 소셜VR 서비스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을 하던 중이었다.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2045년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에는 '오아시스'라는 가상현실(VR)이 등장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가상세계에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하며 암울한 현실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오아시스'에 푹 빠진다. 가상현실 오아시스에는 실재의 '나'가 아닌, 내가 꾸민 아바타(가상의 자아)만 존재한다. 친구도 사귀고 결혼도 한다. 이 모든 게 VR 기기만 착용하면 일어난다.
옥수수 소셜VR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속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옥수수 소셜VR은 가상현실 속에서 SK브로드밴드 OTT(온라인동영상사업자) '옥수수'와 소셜 커뮤니티 기능을 결합한 서비스다. VR 기기를 쓰고 로그인 하면 같은 가상공간에 접속한 이용자들과 옥수수 동영상 콘텐츠를 보고 대화도 한다.이날 옥수수 소셜VR을 체험했다. VR HMD(머리 착용 디스플레이)는 구글 '데이드림'과 삼성전자 '기어VR'을 사용했다. 앱(응용프로그램)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한다.
준비를 모두 마치고 HMD를 착용한 후 손에 쥔 컨트롤러를 들었다. 이내 눈앞에 가상현실이 펼쳐졌다. 나의 아바타 이름은 '나이브(가명)'.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방에 들어갔다. 방에는 야구 중계가 나왔고 탁자 위에는 치킨(그래픽)이 놓여 있었다. 컨트롤러로 치킨을 잡고 흔들자 방바닥에 나뒹굴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는 물건을 집고 던지는 정도의 모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루해진 나이브는 야구 방을 나와 새로운 방을 만들었다. 예능이 보고 싶었던 나이브는 '유퀴즈 온 더 블록'을 틀었다. 방 이름은 '퍼니펀(가명)'. 주변을 살펴보자 같은 방 안에 '친구'들이 있었다. 현실 세계에는 없던 친구들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같은 방에 접속해있는 사용자들"이라며 "이들과 자유롭게 친구를 맺고 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옥수수 소셜 VR에서는 최대 8명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다. 가상공간의 종류는 거실·영화관·공연장·스포츠룸·e스포츠룸 총 5가지다. 공간은 앞으로 다양하게 확대될 예정이다.
현실 공간에서처럼 친구들과 이야기 할 수 있다. 헤드셋과 이어폰을 끼면 마이크를 통해 상대방에게 말을 걸 수 있다. 예를 들어 영화를 보다가 자연스럽게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는 식이다. 현실 영화관에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아바타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 얼굴·피부색·헤어스타일·의상·액세서리 등을 선택했다. 50여 다양한 표정도 수시로 선택할 수 있다. 아바타를 바꾸는 데는 포인트가 필요하다.다만 아쉬운 점은 선명하지 않은 화면이었다. 하드웨어나 그래픽 성능 등 기술력이 아직 따라오지 못한 탓이다. 전진수 리더는 "하드웨어나 디바이스, 그리픽 등 성능 측면에서 갈 길이 멀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VR 투자는 늘고 있고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사업자가 디바이스를 직접 제조해 싸게 수급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기에 빠른 시기 안에 난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옥수수 소셜VR은 12일부터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연말부터는 VOD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료 콘텐츠 이외 유료 콘텐츠 공동 시청 요금은 미정이다.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먼저 시작하게 된 것에 대해 전진수 리더는 "라이브 콘텐츠는 가상현실에 접속하는 친구들이 실시간으로 모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오늘 축구 한일전인데 응원하러 가자'라고 멀리 떨어진 친구들과 약속 하는 식이다"고 말했다.
옥수수 소셜VR은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의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고속, 초저지연을 구현하는 5G 네트워크 특성 때문이다. 전진수 리더는 "VR 시장이 아직 여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며 "곧 5G 시대가 올 것이니, 서비스 개발에 매진하면 더 좋은 퀄리티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수수 소셜VR 체험 후 만난 전진수 리더는 옥수수 소셜VR이 궁극적으로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되길 원한다고 했다.그는 "향후 실제와 같은 공간은 만들어서 이질감 없이 현실세계에 같이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며 "2~3년이 걸릴 것이다. 그래픽, 영상처리 기술, 통신 기술 등을 포함해 많은 기술을 융합해야 하기에 기술 축적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