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의 12일 국정감사가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정무위원장의 비서관 특채 논란으로 한때 파행했다.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한 이날 정무위 국감은 오전까지만 해도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나, 오후 2시 속개 후부터 여야 의원들 간 공방이 이어져 40분 넘게 공전했다.
발단은 정무위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오후 국감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 위원장에 대한 형사고발 계획을 담은 성명을 발표한 것이었다.
한국당 의원 7명은 민 위원장의 비서관이었던 노태석씨가 금융위원회에 채용되는 과정에 민 위원장의 부탁이 있었다고 주장한 뒤 "민 위원장을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형사고발 할 예정"이라며 "민 위원장은 당장 정무위원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이들은 "자신의 비서관을 피감기관에 채용시킨 내로남불이 가증스럽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민 의원에게 제3자뇌물수수와 업무방해,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오후 국감 시작과 함께 잇따라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야당의 기자회견과 성명서 내용을 비판하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어제 국감에서 노태석 비서관이 증인으로 나와 이미 증언을 한 사안인데도 한국당은 사퇴를 이야기하고 고발을 운운했다"며 "심지어 정무위원장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강한 유감과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다.같은 당 전재수 의원도 "기본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은 주장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한국당은 권성동 의원의 경우를 들어 비교하는데 권 의원은 감사원 감사에서 채용비리 의혹이 확인된 것을 검찰이 수사해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국당 간사인 김종석 의원은 "어제 노태석 증인의 증언을 들어봐도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위법소지가 있다고 의견을 모아 성명을 낸 것"이라며 "오히려 유감을 표시해야 할 쪽은 민주당"이라고 맞섰다.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권성동 의원의 비서관은 강원랜드에 취업했는데 당시 해당 상임위(법사위)의 피감기관도 아니었다"며 "그런데도 직권남용, 제3자뇌물죄 등을 적용했기에 우리도 민 위원장 사안에 대해 똑같이 인식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국감 기간에 상임위원장을 형사고발 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은 국감을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합리적 의혹이라고 해도 정확히 입증됐을 때 차분하게 공개하면 된다.
한국당은 성명서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위원들 간 입씨름이 계속되면서 국감 진행이 어려워지자 민 위원장은 '감사중지'를 선언했다.
국감은 이후 20여분 만에 재개됐다.국감이 중지된 동안 민 위원장은 입장 자료를 내고 "금융위원장에게 노태석 정책전문관의 채용 부탁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이는 저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