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돌린 중국…30억弗 달러채 발행에 '글로벌 뭉칫돈'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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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한 아시아 증시증시와 위안화 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자금유출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불거졌던 중국 위기설이 일단 수면 밑으로 가라앉고 있다. 중국 정부가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해외투자자 신뢰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해외투자자 신뢰 재확인
통상전쟁·경기둔화 와중에도
170억弗 규모 주문 쏟아져
애플·MS 수준 금리로 발행
환율조작국 리스크 벗어나나
트럼프의 지정 압박에도
美 재무부 실무진 "근거 없다"
'관찰대상국' 유지 가능성
상하이증시 2600선 회복
지난 11일 5% 넘게 폭락한 중국 상하이증시도 12일 달러채권 발행 성공과 지난달 무역지표 호조에 힘입어 2600선을 회복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재정부가 발행한 15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달러화 채권의 금리가 연 3.33%로 결정됐다고 이날 전했다. 10억달러어치의 10년 만기 채권 금리는 연 3.63%, 30년 만기 5억달러 규모 채권 금리는 연 4.055%에 낙찰됐다. 만기가 같은 미 국채와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각각 0.3%포인트와 0.45%포인트, 0.7%포인트에 그쳤다. 미국 대표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회사채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시장 불안심리를 감안해 당초 0.5~0.9%포인트의 프리미엄(가산금리)을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프리미엄이 크게 낮아졌다. 이날 채권 입찰에는 170억달러 규모의 주문이 들어왔다.다만 미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지난해 발행 때보다는 두 배가량 커졌다. 작년 10월 중국 정부가 2004년 이후 13년 만에 달러 국채를 발행했을 때 미 국채와의 5년물 스프레드는 0.15%포인트, 10년물은 0.25%포인트였다.
시장에서는 미·중 통상전쟁이 한창이고 미국 금리 상승으로 세계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동시에 출렁이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앤 장 JP모간 채권담당 이사는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진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예정대로 달러채권 발행을 밀어붙였고 투자자들의 반응도 좋았다”며 “중국에 대한 투자 수요가 여전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91% 오른 2606.91로 마감했다. 중국 정부의 달러화 채권 발행 성공과 함께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데다 지난달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통상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서도 지난달 중국의 수출은 2266억9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5% 증가했다. 시장의 예상치(8.2%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수입은 1950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4.3% 늘었다. 이로써 9월 중국의 무역수지는 316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국의 대미(對美) 무역흑자는 34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였던 8월의 310억5000만달러를 웃돌면서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을 압박해왔지만, 재무부는 중국 정부가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면 중국은 환율조작국이 아니라 지난 4월 지정된 관찰대상국으로 남는다. 미·중 통상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줄어들게 된다.미국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도 트럼프 정부 관리를 인용해 므누신 장관에게 내부적으로 제출된 보고서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도록 권고하지 않고 관찰대상국 명단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므누신 장관이 최종 보고서를 수정할 수 있지만 그런 전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3% 오른(가치 하락) 6.912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 가치를 9거래일 연속 평가절하한 것으로 1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 기간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1.11% 떨어졌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