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보로 인절미 #연남동 맛집…2030 입맛 사로잡은 떡집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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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5
정재헌·김도훈 조복남 공동대표
매일 직접 떡메 쳐 쫄깃함 유지
딸기바나나설기 등 퓨전떡 인기
백화점 식품관서 러브콜 잇따라
지난달엔 米스코리아 뽑히기도

김 대표는 온라인 영상을 보여주고 상품 판매까지 이어가는 비디오커머스 분야에서 일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싶었다. 정 대표는 고깃집을 운영했다. 하지만 주방 요리사와 홀 서빙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새로 인간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쌓여갔다.부산에서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두 사람은 고충을 얘기하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직원 고용 스트레스가 없는’ 창업을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김 대표는 디저트 시장에 주목했다. 빵집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 그는 떡을 파고 들었다. “기존 떡으로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디저트로 먹기에는 좀 과하고 식사로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대표는 디저트 떡과 식사 대용 떡을 구분해 특징을 극대화하면 양쪽 소비자를 다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옛 문헌을 찾아보고 각종 레시피북도 뒤졌다. 서울 망원동에 있는 경기떡집은 두 사람의 떡 기술 토대가 됐다. 경기떡집은 1958년 흥인제분소에서 출발한 떡집이다. 평소 친분이 있던 경기떡집과 디저트 떡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면서 기본기를 배웠다. 그러면서 떡 제조와 관련한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 번째는 ‘기본에 충실하자’다. 떡을 다양하게 변형하기 위해선 기본 떡을 제대로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두 사람이 매일 떡메를 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떡메를 치면 찰기가 오래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다. 조복남은 경기미와 이천쌀만 쓴다. 정 대표는 “찹쌀이 물을 얼마나 머금을 수 있느냐에 따라 떡의 질감과 맛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조복남은 올 3월 가게를 연 직후부터 ‘연남동에서 떡메를 직접 치는 곳’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월부터 판매가 크게 늘었다. 김 대표는 “7월 한 달 동안 2t의 쌀을 썼다”고 말했다.
이후 백화점들이 조복남 모시기에 나섰다. 현대백화점, 현대아울렛, 롯데백화점 식품관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자고 제안했다. 10월 초까지 매주 행사가 잡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쌀과 쌀로 만든 가공품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더해 쌀의 가치를 높이는 청년 창업인’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미(米)스코리아’에도 뽑혔다.두 청년은 지금 발효 떡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발효 떡의 유통기한은 일반 떡의 1~2일보다 긴 3~5일”이라며 “개발이 완료되면 온라인 판매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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