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용지표, 착시도 분식도 경계해야

취업자 수가 전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우려돼 정부 관계자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9월 고용동향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9월 취업자 수는 2705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4만5000명 늘었다. 증가폭이 전월(3000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 일단 한숨은 돌리게 됐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고용상황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

비록 8월보다는 개선됐지만 9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 들어 세 번째로 적은 것이다. 그나마 추석과 관련한 특수와 폭염 해소라는 일시적 요인이 일자리 감소 추이를 조금 완화시켰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일자리의 질도 악화됐다. 제조업, 도·소매업, 음식 숙박업에서는 취업자가 줄어든 반면 농림어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에서는 늘었다.실업자 수가 9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었고 실업률(3.6%)이 9월 기준으로 13년 만에 가장 높아진 것도 예사롭지 않다. 고용률은 66.8%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청와대가 “걱정했던 것보다는 다소 나은 결과이기는 하나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라고 한 것이나 통계청이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본 것도 모두 이런 사정 때문일 것이다. 8월보다 개선된 9월 취업자 수만 보고 착시를 일으켜서는 안 되는 이유다.

또 한 가지 경계해야 할 것은 ‘정부발(發) 일자리 분식(粉飾)’ 논란이다. 정부는 지난주 기획재정부 주도로 각 공공기관 등에 채용기간 2개월~1년인 단기 일자리 수만 개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침을 보냈다. 공공기관 등이 중심이 돼 체험형 인턴, 아르바이트 등 임시직 또는 일용직 일자리를 만들어내라는 것이다. 고용지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단기 임시 일자리를 급조해 고용통계를 반짝 개선시키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부터 정부가 공공기관에 일자리를 닦달해 온 만큼 이런 부분이 9월 통계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향후 통계에는 더 많이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자리는 예산만 축내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 버린다. 정부는 당장 욕먹지 않을 궁리만 할 게 아니라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방안을 고민하기 바란다. 그런 일자리는 기업이 맘 놓고 뛸 수 있을 때 만들어진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