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이론 석학' 울프스테터 교수, 다산경제학상 시상식 참석 '눈길'
입력
수정
지면A2
전병헌 교수 "내 절친이자 멘토"12일 열린 제37회 다산경제학상 시상식에는 경매이론의 세계적 석학인 엘마 울프스테터 독일 훔볼트대 교수(74)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연구 동료인 전병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다산경제학상을 받게 되자 축하하기 위해 달려왔다.
2001년 콘퍼런스서 첫 만남
지금까지 논문 9편 공동 집필
두 사람은 2001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한 경제 콘퍼런스에서 처음 만난 뒤 의기투합해 지금까지 경매이론과 계약이론 분야에서 9편의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전 교수는 수상 소감 발표 도중 영어로 울프스테터 교수와의 인연을 언급하면서 나이가 열 살 차이인데도 자신의 ‘절친’이자 멘토라며 감사를 나타냈다. 전 교수는 “내가 이 분야에 관심을 둔 계기도 그와의 만남에 있었다”고 회고했다.울프스테터 교수는 독일 하이델베르크대와 도르트문트대에서 각각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은 뒤 마르크스 경제학을 연구하다가 거시경제학으로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전통 경제학이 경제주체들의 실제 의사결정 과정과 그에 따른 경제 현상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는 고민으로 게임이론에 관심을 두게 됐고, 특히 경매이론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이즈음 전 교수도 일반균형론에 회의를 느끼던 차에 경제학의 떠오르는 분야인 게임이론에 매료됐다.
경매이론은 경매 입찰 전략에 게임이론 분석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경매에선 완전경쟁시장과 달리 입찰자들의 담합, 예기치 않은 불찰, 정보 비대칭 등의 영향으로 시장의 적정 가치와 무관한 터무니없는 가격이 결정되기도 한다. 이를 분석해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법을 모색하는 게 경매이론이다. 울프스테터 교수는 자신의 연구를 바탕으로 몇몇 국가의 이동통신사 주파수 경매 과정에서 컨설팅을 맡아 많은 성과를 냈다.
그는 대표적인 친(親)한파 경제학자로 꼽힌다. 전 교수와의 인연으로 2008년부터 고려대 방문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매년 한 한기씩 ‘불확실성과 정보의 경제학’을 주제로 강의를 맡아 베를린과 서울을 오간다. 얼마 전 한국인 여성과 재혼하기도 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