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근로자 워라밸 위해 유연 근로 시간제 활성화해야"

중소기업 근로자의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자유로운 연차휴가 사용 보장과 유연 근로시간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황경진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중소기업 일·생활 균형 현황과 활성화 방안'이라는 연구에서 "우리나라 30∼299인 사업체의 월 노동시간은 180.2시간으로 300인 이상 사업체보다 월 4.6시간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그러나 "중소기업 근로자는 대기업과 비교해 일은 많이 하지만 임금은 덜 받는다"며 "초과근로수당, 성과급 등을 포함하면 대·중소기업 근로자 간 임금 격차는 더 확대된다"고 지적했다.

시간당 정액 임금은 300인 미만 사업체가 1만4천275원으로 300인 이상(2만2천408원)의 63.7% 수준이다.

300인 미만 사업체의 시간당 임금총액도 1만5천538원으로 300인 이상(2만8천970원)의 53.6%에 그친다.황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은 인력 충원보다 노동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내몰리고 근로자는 임금보전 차원에서 연장근로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고용률이 70% 이상인 국가는 연간 노동시간이 1천800시간 이하이며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는 전제하에 노동시간이 100시간 감소할 때마다 고용률은 1.6%씩 높아진다.

황 연구원은 "장시간 노동은 업무집중도 저하를 초래해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일자리 창출 가능성도 사전에 차단하고 있으며 근로자의 건강 위협, 산업재해, 직업병 발생 가능성을 높여 일과 생활의 불균형을 야기하는 주범"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열악해서 일·생활 균형 확산이 어렵다"며 근로자의 시간 주권을 강화해 자유로운 연차휴가 사용을 보장하고 노동시간과 업무장소 선택지를 근로자에게 부여하는 유연 근무시간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한 근로자를 위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의무화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며 일·생활 균형의 활성화가 인재 유입과 경쟁력 제고, 생산성 향상 등 긍정적인 전략이라는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