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하는 한은' 성장전망 낮추며 10월 금리인상 단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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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엉킨 정책환경…경기부진·금융불균형·한미금리역전·국제금융시장 불안·중립성
이주열 총재 연내 인상 의지…'10월 or 11월' 금융시장 전망 엇갈려
10월이냐 11월이냐.금리인상 화살을 꺼내 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바로 활시위를 당길지, 바람이 잠잠해지길 기다려볼지 어려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
18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금융시장에서도 전망이 팽팽하게 엇갈린다.
이 총재가 최근 금융불균형 등을 강조하며 연내 금리인상 의지를 드러내자 10월 인상 기대감이 급상승했다.이달에 올리면 11개월 만의 추가 인상이다.
그러나 금리 방정식은 그 어느 때보다 난해하다.
한은은 이달 성장, 물가, 고용 전망치를 동시에 낮출 예정이다.부동산, 한미 금리차, 국제금융시장 불안, 중립성 훼손 우려 등 여러 통화정책 여건이 서로 충돌할 뿐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한은 금통위가 11월까지 기다리되 소수의견을 1명을 더 추가해서 신호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성장 전망 낮추면서 금리 올릴까…11월 여건 나아진다 장담 못 해한은은 10월에 내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과 물가, 고용 등 경기 지표 전망치 3개를 모두 낮춘다고 이미 예고했다.
금융시장에선 올해 성장률 전망이 현재 2.9%에서 2.8%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
여전히 잠재성장률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성장 눈높이를 낮추면서 금리를 올리면 다소 모순이다.
금리인상은 경기가 너무 뜨거워지지 않도록 속도조절을 하는 목적이어서다.
게다가 고용이 9월에 마이너스는 면했다고 해도 여전히 경제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에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을 배경으로 1.9%까지 튀긴 했지만 금리인상 명분이 될 정도는 아니다.
다만, 이주열 총재는 이와 관련 10월 인상 가능성도 여지를 남겼다.
그는 "전망치 조정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전망을 하고 나서 그 수정전망을 한 흐름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났는지, 아니면 대체로 부합하는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 11월이 되면 내년 경기 전망이 부각되면서 금리인상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2.6%로 올해보다 낮춰 봤다.
◇ 부동산발 금리인상론과 한은 중립성 논란
부동산도 이달 금통위의 핵심 키워드다.
한은은 부동산 시장 안정만을 목적으로 기준금리라는 '큰 칼'을 휘두를 수는 없지만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유의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이낙연 총리 등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금리 발언을 하면서 상황이 더 꼬였다.
한은이 이달에 금리를 올렸다가 정부 말대로 움직였다는 '오해'를 살 우려가 있어서다.
최경환 전 부총리의 '척하면 척' 발언에 4년간 시달려온 이 총재로선 정말 피하고 싶은 평가일 것이다.
게다가 금통위 직후인 22일엔 한은 국정감사가 예정돼있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금융시장이 한은이 아니라 정부 당국자 입만 바라보게 될 우려가 있다.
다만,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서도 외부 의견을 너무 의식하지 않겠다며 10월 인상 여지를 남겼다.◇ 한미 금리차 확대와 국제금융시장 불안
자칫 연말에 한미 정책금리차가 1%포인트로 커진다는 점은 금리인상 당위성을 높인다.
경기가 다소 신통치 않아도 금융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은으로선 12월 미 금리인상을 앞두고 11월을 디데이로 잡는 게 더 편안할 수 있다.
그러나 행여 11월에 인상을 못하고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이 벌어지면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한은 내부에선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가급적 10월에 빨리 올려두자는 의견도 적지 않다.
또, 최근 미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과 관련해 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어서 한은이 지금 금리인상이라는 변수를 더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 전문가들, 10월 vs.11월 엇갈려
전 한국국제금융학회장인 채희율 경기대 교수는 성장률, 물가 등을 보면 당장 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가 잘 안 보인다며 10월 동결을 전망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무역분쟁, 고용부진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성장률 전망을 2.8%로 낮추는 데 그칠 것 같다"며 "그간 금통위 분위기 고려하면 금융안정에 치중할 것 같고 정부도 부동산 때문에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려한다면 11월까지 굳이 인상 시점을 미룰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경기 우려, 고용 부진 등에서 10월 동결을 예상한다"며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상승 가능성 등 금융불균형 때문에 금리 인상 필요성이 있다는 스탠스는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한은이 금리를 올리든, 동결하든 지금은 그 배경을 확실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신동준 KB증권 상무보는 "가계대출 억제를 통한 부동산 시장 안정과 한미 금리차 확대 부담으로 10월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주열 총재 연내 인상 의지…'10월 or 11월' 금융시장 전망 엇갈려
10월이냐 11월이냐.금리인상 화살을 꺼내 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바로 활시위를 당길지, 바람이 잠잠해지길 기다려볼지 어려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
18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금융시장에서도 전망이 팽팽하게 엇갈린다.
이 총재가 최근 금융불균형 등을 강조하며 연내 금리인상 의지를 드러내자 10월 인상 기대감이 급상승했다.이달에 올리면 11개월 만의 추가 인상이다.
그러나 금리 방정식은 그 어느 때보다 난해하다.
한은은 이달 성장, 물가, 고용 전망치를 동시에 낮출 예정이다.부동산, 한미 금리차, 국제금융시장 불안, 중립성 훼손 우려 등 여러 통화정책 여건이 서로 충돌할 뿐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한은 금통위가 11월까지 기다리되 소수의견을 1명을 더 추가해서 신호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성장 전망 낮추면서 금리 올릴까…11월 여건 나아진다 장담 못 해한은은 10월에 내는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과 물가, 고용 등 경기 지표 전망치 3개를 모두 낮춘다고 이미 예고했다.
금융시장에선 올해 성장률 전망이 현재 2.9%에서 2.8%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
여전히 잠재성장률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성장 눈높이를 낮추면서 금리를 올리면 다소 모순이다.
금리인상은 경기가 너무 뜨거워지지 않도록 속도조절을 하는 목적이어서다.
게다가 고용이 9월에 마이너스는 면했다고 해도 여전히 경제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에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을 배경으로 1.9%까지 튀긴 했지만 금리인상 명분이 될 정도는 아니다.
다만, 이주열 총재는 이와 관련 10월 인상 가능성도 여지를 남겼다.
그는 "전망치 조정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전망을 하고 나서 그 수정전망을 한 흐름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났는지, 아니면 대체로 부합하는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 11월이 되면 내년 경기 전망이 부각되면서 금리인상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2.6%로 올해보다 낮춰 봤다.
◇ 부동산발 금리인상론과 한은 중립성 논란
부동산도 이달 금통위의 핵심 키워드다.
한은은 부동산 시장 안정만을 목적으로 기준금리라는 '큰 칼'을 휘두를 수는 없지만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유의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이낙연 총리 등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금리 발언을 하면서 상황이 더 꼬였다.
한은이 이달에 금리를 올렸다가 정부 말대로 움직였다는 '오해'를 살 우려가 있어서다.
최경환 전 부총리의 '척하면 척' 발언에 4년간 시달려온 이 총재로선 정말 피하고 싶은 평가일 것이다.
게다가 금통위 직후인 22일엔 한은 국정감사가 예정돼있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금융시장이 한은이 아니라 정부 당국자 입만 바라보게 될 우려가 있다.
다만,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서도 외부 의견을 너무 의식하지 않겠다며 10월 인상 여지를 남겼다.◇ 한미 금리차 확대와 국제금융시장 불안
자칫 연말에 한미 정책금리차가 1%포인트로 커진다는 점은 금리인상 당위성을 높인다.
경기가 다소 신통치 않아도 금융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은으로선 12월 미 금리인상을 앞두고 11월을 디데이로 잡는 게 더 편안할 수 있다.
그러나 행여 11월에 인상을 못하고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이 벌어지면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한은 내부에선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가급적 10월에 빨리 올려두자는 의견도 적지 않다.
또, 최근 미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과 관련해 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어서 한은이 지금 금리인상이라는 변수를 더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 전문가들, 10월 vs.11월 엇갈려
전 한국국제금융학회장인 채희율 경기대 교수는 성장률, 물가 등을 보면 당장 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가 잘 안 보인다며 10월 동결을 전망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무역분쟁, 고용부진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성장률 전망을 2.8%로 낮추는 데 그칠 것 같다"며 "그간 금통위 분위기 고려하면 금융안정에 치중할 것 같고 정부도 부동산 때문에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려한다면 11월까지 굳이 인상 시점을 미룰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경기 우려, 고용 부진 등에서 10월 동결을 예상한다"며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상승 가능성 등 금융불균형 때문에 금리 인상 필요성이 있다는 스탠스는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한은이 금리를 올리든, 동결하든 지금은 그 배경을 확실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신동준 KB증권 상무보는 "가계대출 억제를 통한 부동산 시장 안정과 한미 금리차 확대 부담으로 10월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