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韓원정대 시신 수습 시작…"가이드 등 9구 모두 확인"

구조대원, 헬기서 밧줄타고 내려가 1구씩 작업…변덕 심한 날씨가 관건
히말라야 등반 도중 사망한 한국 원정대원 5명에 대한 시신 수습 작업이 14일 오전(현지시간) 시작됐다.이날 주네팔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네팔 포카라 시에서 대기하던 구조 헬리콥터가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에 투입돼 시신 수습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조 헬리콥터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7시15분(한국시간 오전 10시30분) 이륙해 오전 8시께 사고 현장인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山群) 구르자히말 봉우리에 도착했다.

애초 이 헬리콥터는 사고 현장 날씨가 좋다는 소식에 현지시간 오전 6시∼오전 6시30분(한국시간 오전 9시15분∼오전 9시45분)사이에 뜨기로 했으나 구르자히말 지역에 구름이 끼어 예정보다 늦게 이륙했다.구르자히말 봉우리는 네팔 제2의 도시인 포카라의 북서쪽으로 직선거리 70여㎞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포카라는 수도 카트만두의 북서쪽 150㎞에 위치해 있다.

대사관은 전날 오전 소형 헬기를 띄워 수색한 결과 해발 3천500m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원정대의 시신을 발견했다.하지만 헬기의 크기가 작아 수습이 불가능해 이날 중형 구조헬기를 동원했다.

구조대는 이날 수색 작업에서 한국인 5명이 포함된 원정대 시신 9구를 모두 확인했다.

전날 수색에서는 공식 원정대원 4명과 현지에서 합류한 정준모 한국산악회 이사 등 한국인 5명과 네팔인 가이드 2명의 시신만 확인됐다.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네팔인 가이드 시신 2구까지 이날 최종 확인된 것이다.

정원 6명의 구조헬기에는 조종사 1명 외에 총 4명의 구조대원이 탑승했다.

주네팔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 마땅히 착륙할 장소가 없는 상황이라 구조대원이 밧줄을 타고 내려가서 한 구씩 시신을 수습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인근 마을 주민 4명과 경찰 1명, 구조헬기 회사 현장 감독자 1명 등도 현장에 투입돼 수습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만 총 9명이 투입된 셈이다.

한국시간 오후 1시 50분 현재 사고 현장에는 구조대원 3명이 내려간 상태다.

구조헬기는 연료 보충을 위해 포카라로 돌아갔다가 다시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수습된 시신은 사고 현장 인근의 착륙 가능한 마을에 차례로 안치된다.

이어 이 시신들은 카트만두로 한 번에 옮겨지게 된다.

네팔 구조당국은 이 작업과 연료 수송 등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로 대형 헬기를 투입한 상태다.

대사관 관계자는 "다행히 사고 현장 날씨가 나쁘지 않아서 오늘부터 시신수습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사고 현장 날씨가 예측불가능해 작업이 계속 잘 진행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히말라야의 날씨는 수시로 강풍이 불고 눈이 내리는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고 현장의 경우 산세가 험해 산사태가 자주 일어나는데다 폭풍 수준의 바람까지 불어닥치기 때문에 수습 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김창호 대장이 이끄는 한국 원정대는 지난달 28일 신루트 개척을 위해 구르자히말 봉우리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 대부분은 눈 폭풍에 휩쓸리면서 급경사면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스캠프 바로 근처에서 시신 1구가 발견됐고 나머지 원정대원과 네팔인 가이드 등의 시신 8구는 계곡 아래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해외안전지킴센터 소속 담당자 등 2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은 시신수습 상황과 유족 일정 등을 고려해 15∼16일 중 파견될 예정이다.신속대응팀은 시신 운구, 장례절차 지원, 가족 방문시 행정 편의 제공 등을 맡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