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악회 "히말라야 원정대 유족 이르면 내일 네팔로 출발"

비행기표 매진돼 대기명단 등록…유족 17명 현지로 떠날 예정
네팔 히말라야에서 등반 중 사망한 김창호(49) 대장 등 원정대원 유가족들이 이르면 15일 네팔 현지로 출발할 예정이다.변기태 한국산악회 부회장은 14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네팔로 갈 유가족 17명 명단이 확정됐다"며 "내일(15일)과 모레(16일) 인천공항발 네팔행 비행기 대기표를 예약했다"고 말했다.

변 부회장은 "2월 말까지 네팔로 가는 비행기 표가 이미 매진돼 항공표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며 "비행기 자리가 날지는 모르지만, 항공사에서 '오버부킹'을 받아주니까 일단 예약했다"고 말했다.

산악회 관계자와 유가족 등 20여명이 네팔로 향할 예정이지만, 비행기 표가 없어 한 번에 함께 이동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변 부회장은 "유가족들이 네팔에 도착해도 공중 구조가 이뤄지는 수습 현장에 실제 갈 수 없다"며 "날씨가 좋지 않아 시신 수습이 빨리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에서 따로 특별 수송기를 마련해주지는 않는다"며 "최대한 빨리 비행기 표를 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네팔 포카라 시에서 대기하던 구조 헬리콥터가 현지 시간으로 오전 7시15분께(한국시간 오전 10시30분) 사고 현장인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山群) 구르자히말 봉우리로 향했다.구조 헬리콥터는 사고 지점을 면밀히 수색해 9구의 시신을 모두 발견했다.

연료를 채우러 복귀한 헬리콥터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께 다시 현장으로 출발했다.

변 부회장은 "오전에 2번이나 헬리콥터가 출동한 것은 그만큼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서두르는 것을 의미한다"며 "오후에는 헬리콥터 출동이 어려워 보인다.강풍이 불면 뜰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의 경우 사고가 날 경우 시신 수습을 잘 하지 않는다"며 "한국 구조대가 파견될 상황도 아니고, 네팔 정부와 네팔 산악협회를 통해 신속히 시신 수습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김창호 대장이 이끄는 한국 원정대는 지난달 28일 신루트 개척을 위해 구르자히말 봉우리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

공식 원정대원 4명과 현지에서 합류한 정준모 한국산악회 이사 등 5명이 네팔인 가이드 4명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이들 대부분은 눈 폭풍에 휩쓸리면서 급경사면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