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전문경영인
입력
수정
지면A32
유상옥 <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soyu@coreana.co.kr >지난 4월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2018 청소년 통계’ 조사 결과 청소년 4명 중 1명은 공무원을 희망 직업으로 꼽았다고 한다. 직업 안정성을 추구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대기업 선호도는 낮아지고 있다. 공무원 선호 현상이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젊은 인재의 도전정신과 진취성이 사라져 전문경영인을 육성하지 못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기업의 성장은 여러 분야에 파급 효과를 일으킨다. 기업은 인류가 필요로 하는 상품을 생산하면서 일자리를 만들고,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순환시켜 기업을 키운다. 여기서 발생한 이익은 운영비, 임금, 세금 등으로 재분배되면서 사회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한편 왕성한 의욕을 가진 기업가는 수익을 기반으로 기업의 범위를 확장하고 여러 업종으로 진출하는 다각 경영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킨다.경영은 균형(balance)이다. 각 부문이 균형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 기업가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전문경영인으로 발탁한다. 주로 신설 회사의 경영책임을 맡기기도 하는데, 기업가와 함께 기업이 성장하는 ‘동반자’ 역할을 요구하게 된다. 전문경영인은 재무회계와 인사 능력을 갖춰야 한다.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재무제표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기업의 손익, 재무상태 등 기업의 상황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에 재무나 회계를 모르는 경영자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또 경영자는 모든 구성원이 불평 없이 신나게 일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을 다루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에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현상을 파악해 신제품 개발이나 신기술 도입, 마케팅, 정보 파악으로 구매자 우위의 시장(buyer’s market) 시대에 판매 분야의 역량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결국 전문경영인은 전문가로서의 식견과 덕망으로 표현되는 리더십이 강해야 하고 기업가정신이 투철해야 대성할 수 있다.
물론 전문경영인의 기본은 기업의 수익 창출이다. 이익 창출을 위해 온갖 지혜를 발휘하고 일에 몰입해야 한다. 최고경영자(CEO)가 되면 기업을 능히 키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기업을 더 잘 키우지 못하는 사람은 전문경영인이라 할 수 없다.
국내총생산(GDP) 3만달러 시대에 진입한 한국의 사회 구조는 젊은이들에게 안정적인 생활을 선망하게 하고 있다. 그래도 나는 젊은이들이 전문경영인의 꿈을 많이 가졌으면 한다. 기업의 성장이 국가의 발전이요, 부(富)를 성취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힘써 이룩한 경영자는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