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글로벌 PEF 손잡은 신한금융…해외 M&A·대체투자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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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KKR 전략적 제휴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인수로 ‘리딩 금융그룹’ 탈환을 앞둔 신한금융그룹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대주주로 끌어들이는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 신한금융의 중장기 전략 과제 중 하나인 ‘글로벌 신한’의 신호탄이란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기준 13% 수준인 그룹 내 글로벌 순이익 비중을 2020년까지 20%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왜 손잡나신한금융과 KKR이 손을 맞잡게 된 계기는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였다.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행사에 참석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칼라일그룹, KKR 등 글로벌 PEF 및 헤지펀드 대표들과 접촉했다.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이 주로 씨티은행과 같은 상업은행 고위 인사들을 만난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이들 글로벌 펀드 운용사 중 KKR이 신한금융에 관심을 보였다. 이후 1년여간의 물밑 협상을 거쳐 국내 대형 금융그룹과 글로벌 PEF 운용사 간 전략적 제휴가 성사됐다.
작년 10월 이후 1년간 물밑 협상
KKR, 주식교환 등 거래 완료땐
BNP파리바보다 지분율 높아져
글로벌 M&A 공동 투자 추진도
KKR은 당초 신한금융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직접 사들이는 방식을 선호했다. 이 같은 직접 투자 방식은 신한금융 최대주주인 재일동포 지분을 희석한다는 게 문제였다. 오렌지라이프 지분을 최대 9.9%까지 인수한 뒤 향후 100% 자회사로 전환할 때 신한지주 주식과 맞바꾸는 방식으로 선회한 이유다. 신한금융으로선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오렌지라이프 인수대금 가운데 4000억원가량을 KKR에 분담시키는 이점도 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다만 오렌지라이프에 약속한 3년 간의 독자 경영이 끝나면 기존 보험계열사인 신한생명을 오렌지라이프와 합병해 우회상장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마무리한 뒤 2~3년간 이 회사의 독립 경영을 유지하다가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KKR이 오렌지라이프 주식을 교환해 신한금융 지분을 취득하는 시기도 이때가 될 전망이다.
◆KKR의 역할은KKR이 주식 교환과 지분 추가 매입을 통해 신한지주 지분 3.55% 이상을 확보하면 재일동포 그룹에 이어 실질적인 2대 주주 지위를 얻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지분율 9.55%)과 블랙록(6.13%) 등 신한지주의 다른 대주주들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2001년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신한금융의 주요 주주로 참여한 BNP파리바는 한때 9.38%에 달했던 보유 지분을 지속적으로 팔아 지분율을 3.55%로 낮췄다. IB업계 관계자는 “BNP파리바의 지위를 KKR로 대체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이 경우 BNP파리바가 갖고 있는 신한금융 이사회 의석 한 자리도 자연스레 KKR이 물려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M&A 추진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인수가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 KKR과 공동으로 ‘신한·KKR PEF’(가칭)를 조성키로 했다. 먼저 1조원 규모 펀드를 만들어 운용한 뒤 수익률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매년 1조원 규모 펀드를 추가 조성해 5조원 규모로 불릴 계획이다.
이 글로벌 펀드는 KKR이 세계 16개국에서 운용하는 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하거나 인수합병(M&A) 거래에 투자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대체투자 자산을 KKR에 맡겨 운용하는 동시에 KKR의 글로벌 M&A에 공동 투자자로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