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남북 고위급회담 소식에…다시 달아오르는 '남북경협주'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중간선거 이후로 미룬다는 발언으로 내리막을 탔던 남북경협주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리면서 남북간의 경제협력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5일 남북은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평양공동선언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회담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후속회담 일정 등을 조율한다.남측 수석대표를 맡은 조명균 통일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판문점으로 출발하기 앞서 "현 시점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으며 한반도 비핵화, 남북관계 발전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북측 구간 공동조사 일정이 확정되느냐는 질문에 "논의를 한다"며 "확정될 지는 논의 결과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논의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북측 철도·도로 현지 공동조사 일정과 관련해 집중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8월 말 남북이 계획했던 경의선 철도 북측 구간 현지 조사는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MDL) 통행 계획을 승인하지 않아 무산됐다. 그러나 한미간 추가 논의를 통해 유엔사의 협조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고위급회담을 기점으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등이 가시화될 경우 남북경협주가 다시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증권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남북경협의 시대가 재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행동이 있을 경우 이에 대한 보상으로 UN과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 유예 등이 조만간 논의될 것"이라고 봤다.

남북 경협주의 급등락세에 대한 우려감도 있다. 앞으로도 북한의 태도에 따라 주가가 널뛰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 연구원도 "초기 경협은 규모와 대상 등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며, 본격적인 대북제재 해제와 높은 수준의 남북경협은 미국 의회를 설득할 만큼 의미 있는 비핵화 프로세스도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남북 경협주에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대북 관련 이슈에 따라 단기적인 급등락세를 보일 수는 있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으로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종전선언, 북미수교, UN제재완화 등 이후부터 남북의 경협도 활성화될 것"이라며 "초기 단계에는 남한 내 공기업의 대북 투자가 개발재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건설업종 중 HDC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의 수혜를 기대했다. 한국가스공사의 수혜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가스공사는 남북 경제협력이 확대되면 가스관 연결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이 증권사의 유재선 연구원은 "남북 관계 훈풍으로 러시아산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사업의 실현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북한의 가스관 통과료, 남한의 에너지구조 변화라는 경제적 실익이 있어서다"고 설명했다. 이어 "PNG 사업은 장기적으로 한국가스공사의 보장이익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