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車판매 3개월 연속 급감…커지는 경기 둔화 경보음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신차 판매량이 3개월 연속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판매 부진의 원인을 놓고 중국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지적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15일 중국자동차산업협회(CAAM)에 따르면, 중국 9월 자동차 판매량은 239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11.6% 급감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지난 7월에 전년 대비 4% 감소한데 이어 8월에도 3.8% 줄었다. 2012년 1월에 26.4% 감소한 후 가장 가파른 감소폭이다.연말까지 이 같은 판매 부진이 이어질 경우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오는 4분기에도 7.5%가량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연간 1.6%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판매 급감의 원인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시장의 고속성장이 끝났다고 진단했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전기자동차, 소형자동차 등으로 차종이 다변화·고급화되는 과정이라는 진단이다. 연간 2000만대 이상 판매되는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 정부·기업의 과다한 부채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일시적인 소비 침체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중국의 자동차 보급률은 인구 1000명당 144대로, 일본(500대)이나 한국(360대)에 비해 낮아 시장이 포화상태라고 보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16년 전년 대비 15% 증가하는 등 고속 성장을 이어왔지만, 정부가 부채 축소 정책을 본격화한 지난해는 1.4% 성장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 컨설턴트 등을 인용해 “정부의 대출 제한으로 자동차 장기 할부구매가 어려워진데다 올들어 주가가 폭락하면서 소비심리 까지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