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도시 태양광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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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동 <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jdkim@korcham.net >지난 추석 가족들과 조상 묘소가 있는 문중 야산에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문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얘기지만 시골도 고령화가 이뤄지면서 태양광 사업에 관심이 아주 높아졌다.
사실 태양광발전은 신비롭기 그지없다. 조물주가 빛 속에 무한한 에너지를 숨겨놨기 때문이다. 1905년 26세의 아인슈타인은 광양자설을 발표하면서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조물주는 태양계를 만든 뒤 빛 속에 태양의 무한 에너지를 담아 보내오고 있다. 빛은 태양에너지의 보이지 않는 송전선로다. 전문용어로는 초고압무선전송기술이다.빛의 무한한 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인간의 몫이다. 모든 것이 그렇듯 에너지도 일단 경제성이 있어야 활용 가능하다. 태양광발전이 기존 에너지발전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드는 건 사실이다. 현재의 태양광산업도 정부의 정책지원이 확대되면서 붐이 일었다. 태양광산업이 지속되려면 다양하고 새로운 발전 수단을 개발하고 발전 효율성도 높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 태양광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선 태양광을 도시로 확산하는 것이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다. 세계 도시의 수많은 빌딩이 태양광 시장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형태의 태양광 패널이 개발·보급되고 있다. 현재 주류는 실리콘으로 제작한 검은색 패널이다. 빛을 가장 잘 흡수하고, 발전 효율도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빌딩에 실리콘 태양광 패널을 붙이기가 쉽지 않다. 건축디자이너도 좋아하지 않는다. 건물 위나 외벽에 검은 패널을 붙이면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다소 꿈 같지만 창호지처럼 유리에 부착하는 투명한 필름형 태양광 전지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디자이너 입맛대로 색깔도 자유로이 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세계 유수 연구소에서 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경제성 있는 상용화 수준의 개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이 기술이 과연 개발 가능한지, 누가 먼저 이뤄낼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상용화만 되면 세계 도시의 태양광 시장을 평정할 것이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다. 미래 시장을 주도할 태양광 같은 기술 개발에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공항 가는 길에 한강철교를 지나며 햇빛에 반짝이는 여의도 63빌딩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저 대형 유리창에 투명한 태양전지 필름을 씌워 전기를 생산하면 얼마나 좋을까.’ 꿈은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