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 코너에 화장품·생활잡화 매장?…'입점공식' 파괴로 매출 '껑충'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백화점 명품관 구역에 카페, 여성복 매장 한복판에 화장품과 생활잡화…

백화점들이 브랜드 입점 공식을 깨부수고 있다. 한 층에 다른 장르의 브랜드를 입점시켜 쇼핑 욕구를 자극, 고객 유입과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17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강남점 5층 여성복 매장에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와 팝업 장터 스타일 바자(S.tyle BAZAAR)를 오픈한 뒤 최근 한 달간(9월12일~10월14일) 해당층 영캐주얼 매출이 전년 대비 48.9% 증가했고, 고객 수는 51.9% 늘었다.

최근 20~30대를 주요 타깃으로 한 백화점 영캐주얼 매장은 자체 제조·직매장 의류(SPA)브랜드와 온라인에 밀리는 추세다. 하지만 신세계 백화점은 이들 매장이 들어선 후 2030대 고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고객들의 입맛에 맞춰 '여성들의 놀이터'라고 불리는 시코르와 SNS 인기 브랜드를 모은 스타일바자를 함께 오픈해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독일의 명품 카메라 '라이카'를 본점 남성복 매장에 오픈한 바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콘텐츠 다변화의 일환"이라며 "의류뿐 아니라 남성들이 관심 가질 만한 콘텐츠를 통해 남성들을 위한 놀이터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현대백화점도 지난 6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5층 여성패션 매장 내에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뷰티인보우(Beauty in Bow)를 오픈한 이후 해당 층 월평균(7~9월) 매출이 전년 대비 32.1% 증가했다고 밝혔다. 뷰티인보우는 화장품, 의류, 요가용품, 식품과 잡화까지 500여개 품목에 달하는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는 편집숍이다. 고객들이 뷰티인보우에 들르면서 인근 여성복 매장에서 의류를 구매하는 등 고객 유입 효과를 본 것이다.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뷰티인보우 매출도 목표 대비 160% 초과 달성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 고객수도 2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역시 명품관 매장이 즐비한 1층에 카페를 입점시켜 운영하고 있다. 2015년 분당점을 시작으로 2016년 강남점, 2017년 대전점 1층 명품 매장 한 가운데 폴바셋을 들여놓았다. 이미지 제고와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는 명품관 대신 고객 휴식 공간을 늘린 셈이다.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쇼핑하면서 쉴 수 있는 여유 공간을 찾는 경향이 있어 명품관 자리에 카페를 입점시켰다"며 "최근에는 이같이 카페 등 다양한 공간 구성이 유통업계에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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