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쉐보레 부진하자…생계형 다마스·라보도 '시들'

쉐보레 승용 감소 여파 경상용차로 옮겨붙어
다마스·라보 올들어 13.6%↓
포터·봉고 대비 큰 폭 줄어
경영정상화 5개월만에 파업 리스크까지
영세 자영업자이 많이 타는 다마스. (사진=제품 홈페이지)
한국GM의 '생계형'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가 올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철수설과 구조조정을 겪는 사이 쉐보레 승용차 부진 여파가 경상용 차량까지 옮겨붙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민의 발'로 불리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다마스와 라보의 판매량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판매된 다마스는 2802대, 라보는 289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13.2% 각각 감소했다.내수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40%가량 줄어든 쉐보레 세단·RV(레저용차량) 대비 감소 폭이 작지만 지난 몇 년사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현대차 포터, 기아차 봉고가 작년보다 7~8% 감소한 것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크다.

한국GM 관계자는 "올해 회사 이슈 및 파업 여파로 창원공장에서 원활하게 생산을 못했던 게 실제 판매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마스와 라보는 경차 스파크가 생산되는 한국GM 창원공장에서 만들어진다. 두 차종은 취·등록세 면제, 도심혼잡 통행료 면제 등 경차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한국GM 안방 살림에 큰 보탬이 됐던 차다. 특히 더 엄격해진 배기가스 규제 문제로 지난해 단종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정부가 유예기간을 둬 2020년 말까지 생산·판매할 수 있게 됐다.

택배, 출장 세차업, 푸드트럭 등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지켜주는 차량이어서 꾸준히 수요가 많았으나 올해는 다소 주춤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생계형 경상용차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더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있으나 꼭 그렇진 않다"면서 "최근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차량 교체 시기를 늦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을 받고 경영정상화에 나선지 5개월 만에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결의한 대목도 향후 판매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연구개발(R&D) 신설법인 설립을 반대하는 노조는 78% 이상 파업에 찬성표를 던져 파업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