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카카오, 카풀 사업 시작부터 난항…택시 업계 파업 돌입

택시 업계, 오늘 오후 광화문서 대규모 집회 예정
발단은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풀 크루 모집 공고
업계 일각 "정부, 대화 루트 마련해야" 쓴소리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 모빌리티가 카풀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카풀 운전자를 모집한다고 공고를 내자 이에 반발한 택시 업계가 운행 중단을 불사했기 때문이다. 택시 업계와 카풀 업계의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에 반발한 택시 기사들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결의 대회를 열 계획이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대규모 결의 대회에 앞서 광화문에 집결하자는 공지를 전달했다.서울 택시 상당수는 이날 대규모 집회에 영향을 받아 운행을 중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택시 기사들이 결의대회 참석 의사를 밝혔다. 시민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택시 업계가 대규모 결의 대회를 열게 된 이유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이달 16일 운전자용 카풀 앱(응용프로그램) '카카오 T 카풀 크루'로 카풀 운전자를 사전 모집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카풀앱 '럭시'를 인수한 바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이러한 움직임에 택시 업계는 즉각 성명서를 내고 반발했다.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카카오 모빌리티는 카카오 택시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카풀 영업의 불법성 여부와 택시 종사자의 생존권 침해로 사회적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카풀 영업을 본격화 하기 위한 사전작업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택시 업계와 카풀 업계는 마찰은 처음이 아니다. 시작은 지난해 11월 카풀 업체 '풀러스'가 '시간 선택제'를 도입하면서부터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출퇴근 시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를 제외하고 자가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알선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상 '출퇴근' 시간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택시 업계는 해당 현행법을 근거로 카풀 사업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카풀 업계는 교통 체증 해소나 이용자의 편의성 증가 등을 이유로 카풀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풀 업계와 택시 업계가 끊임없이 갈등하고 있지만, 정부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카풀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대화 창구조차 마련하지 못한채 활동을 종료 했다. 현재 카카오 모빌리티는 국토교통부가 카풀 서비스 관련 가이드 라인을 발표하길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풀, 택시 업계의 갈등을 떠나 현 정부가 가장 큰 문제"라며 "갈등이 점점 격화되는 마당에, 규제 혁신은 커녕 어떠한 대화 루트도 마련하지 않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