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은 '바늘구멍'…우리 아이 어디 보내지?

유치원 회계비리 여파
학부모들 '사립 입학설명회 보이콧까지'

맘카페 단톡방 '사립 거부운동'
"우울하고 화가 치민다" 분노

사립 기피에 문호 더 좁아질라
국공립, 내달부터 원생모집
'수십 대 1' 경쟁률 더 높아질 듯
서울교육청 안심유치원 37곳 발표
유치원 회계비리로 학부모들의 사립유치원 기피 현상이 심해지면서 ‘로또 입학’으로 불리는 국공립유치원 경쟁률이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내년도 전국 국공립유치원 원아모집은 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를 통해 다음달 1일 시작된다. 일부 학부모는 사립유치원 원아모집 설명회 ‘보이콧’ 운동도 벌이고 있다.
◆“비리 유치원 보이콧하자”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맘카페에는 지난 16일 ‘비리 유치원 보이콧을 하자’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37개월, 19개월 두 아이를 둔 학부모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언론을 보면서 매일 우울하고 화가 치밀어오른다”며 “매년 바글바글했던 유치원 접수 기간에 접수율이 절반도 안 되면 그때부터 간이 쪼그라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선 사립유치원에서는 2019학년도 원아모집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통상 유치원들은 10월 중순께 입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원아모집 방식, 교육과정 등을 알린다. 학부모들이 모인 ‘맘카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방’ 등에서는 이 같은 설명회를 거부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사립유치원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유치원 감사 결과를 공개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등 실명 공개를 필사적으로 막자 학부모들은 더욱 분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안심유치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유아교육 혁신 방안 중 하나로 학부모가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만한 유치원에 교육청이 인증을 부여하는 ‘학부모안심인증제’를 도입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9월 처음으로 안심유치원 37곳을 선정했다. 37곳 중 공립은 26곳, 사립은 11곳이다.◆국공립유치원 입학 ‘바늘구멍’

학부모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로 가뜩이나 로또 입학이라 불리는 국공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19학년도 유치원 신입생 모집은 온라인 처음학교로에서 다음달 1일 시작된다.

유치원 회계비리 감사 결과가 공개되기 전에도 국공립유치원 입학 경쟁률은 수십 대 1에 달했다. 학부모들이 시설·원비 차이, 운영 투명성 등으로 국공립유치원을 선호해서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어떤 공립유치원은 입학 경쟁률이 40 대 1에 달하는 곳도 있다”며 “이번 회계비리 사태로 경쟁률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단순히 유치원 수로 따져보면 사립유치원과 국공립유치원 비중은 반반 수준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2017년 교육통계연보를 보면 전국 유치원은 모두 9029곳이다. 이 가운데 국공립은 4747곳(52.6%), 사립은 4282곳(47.4%)이다. 하지만 원아 수 기준으로 보면 유치원생 69만4631명 가운데 사립유치원생은 52만2110명(75.2%)으로 국공립유치원생 17만2521명(24.8%)의 3배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