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자 몰린 대전 아파트값 '깜짝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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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원 주간 상승률 0.43% 전국 1위잇따른 정부 규제로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그동안 잠잠했던 대전, 경기 부천, 용인 등 일부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이상과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출 및 분양권전매 등의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비규제 지역’으로 갭 투자자 등이 한꺼번에 몰려가면서 현지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주일 만에 '올해 상승분 절반' 올라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
부천·용인 기흥구도 급등세
5000만원 미만으로 '사재기'
서울 상승률 4개월 만에 '최저'
강남·송파구 0.01% '찔끔' 올라
◆대전 아파트값 한 주 만에 ‘폭등세’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셋째주(10월15일 기준) 대전의 아파트값은 0.43% 올랐다. 전국 시·도 중 이번주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다. 지난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매주 0.01~0.04% 상승에 그치는 보합세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폭등했다. 올해 대전의 매매가격 누적변동률 0.81% 중 절반 이상이 최근 한 주에 오른 셈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신규 분양이 인기를 끈 도안신도시 새 아파트와 학군이 좋은 둔산동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도안신도시의 인기 아파트 중 하나인 한라비발디 전용 124㎡는 지난달 7억9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올초 5억7400만원에 거래되던 아파트다. 도안동 D공인 관계자는 “세종, 지방, 서울 가릴 것 없이 투자자가 많이 오고 있다”며 “새 아파트여서 나중에 시세차익 날 것을 보고 투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여기에 정부 규제를 피해 전국을 누비는 투자자가 몰려들어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기는 것으로 현지 부동산업계는 진단했다. 실제 ‘9·13 대책’ 이후로는 3000만~5000만원대로 갭 투자(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투자)가 가능한 둔산동과 월평동으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올초만 해도 2000만~3000만원대로 투자가 가능했던 지역이다. 현지 P공인 관계자는 “대전은 담보대출이 시세의 70%까지 가능하고, 양도소득세 부담도 적어 서울 투자자가 많이 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부천·용인도 갭 투자자 기승
경기지역에선 부천과 용인 기흥의 상승세가 거세다. 5000만원 미만으로 갭 투자를 할 수 있고 그동안 상승률이 낮아 상승 여력이 남아 있어 매수자가 몰리고 있다. 이번주 부천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같은 0.36% 상승했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 2주째 이어지고 있다.부천 중동 D공인 관계자는 “5000만원으로 갭 투자가 가능한 미리내동성 전용 84㎡는 이달 초만 해도 8월에 비해 5000만원 오른 4억3000만원에 거래됐다”며 “광명 집값이 비싸지자 넘어온 실거주자도 있고, 7호선 연장 등 교통 호재를 보고 찾아오는 투자자도 많다”고 말했다. 집값이 오르면서 올초 4000만원대이던 매매와 전세가격 차이가 이달 들어 6000만~8000만원대로 커지고 있다.
용인 기흥도 수서~동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 2020년 동백세브란스병원 개원 등의 호재에 힘입어 이번주 0.30% 상승했다. 마북동 삼성래미안1차 전용118㎡는 7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지난 1월까지 5억2000만원대에 실거래되던 주택형이다. 1000만~3000만원대에 투자가 가능한 전용 59㎡ 이하 소형 평형은 두 달 새 가격이 2000만원가량 올랐다.
◆서울은 잠잠…6주 연속 오름폭 축소정부 규제의 집중 포화를 맞은 서울은 보합세가 뚜렷하다. 이번주 서울의 집값 상승률은 0.05%로 지난주(0.07%)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1일 0.47%를 기록한 이후 9·13 대책 영향으로 6주 연속 오름폭이 줄어들었다. 6월11일(0.05%) 조사 이후 18주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대부분 지역에서 매수 문의가 줄어들고 호가가 보합과 하락이 섞인 혼조세가 나타났다. 지난주 0.05%의 상승률을 보였던 용산구는 이번주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했다. 호가가 1억원 이상 떨어진 강남구(0.01%) 송파구(0.01%) 등도 상승세가 감소했다.
윤아영/허란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