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이어 원희룡과 회동…'보수통합' 길 닦는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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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위원장, 제주도청 방문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외부의 ‘보수 잠룡’ 인사들을 잇따라 접촉하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한국당 소속은 아니지만 보수진영 내에서 차기 당 대표 혹은 대권주자급으로 꾸준히 거론되는 인사들이다.
"심각한 국정현안 인식 공유"
한국당 입당 권유 여부 관심
김 위원장은 지난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황 전 총리와 오찬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오 전 시장도 2회 접촉했다. 김 위원장은 두 사람에게 한국당 입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위원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황 전 총리와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 제가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입을 닫았다.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황 전 총리 입장을 배려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보수 통합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당내 여러 경로를 통해 황 전 총리와 보수진영 진로를 놓고 의견을 나누는 게 좋겠다는 건의가 있었다”며 “김 위원장이 연락해 지난주에 한 번 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제주도청을 방문해 원 지사와도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직접 입당을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국정 전반이나 당이 겪는 문제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견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원 지사에게 당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며 “원 지사와 같은 분이 당에 와서 함께하면 고맙겠지만, 원 지사가 도민과 한 약속도 있고 해서 정식으로 입당해 달라는 요청은 하지 않겠다”며 “당의 혁신을 위해 열심히 하는 만큼 고민을 같이해 줬으면 고맙겠다”고 했다. 원 지사는 “도민과 누누이 약속했듯 도정에 전념하고 충실해야 할 입장이다. 지금 제주의 여건이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춰 잘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원 지사도 지사가 된 지 얼마 안 됐고, 한국당이 지금 들어오라고 할 내부 사정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 인사들의 한국당 입당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당 지도부 차원의 범보수 인사 접촉이 더 활발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