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부조 선물한 문재인 대통령…교황은 올리브 가지·묵주 답례

문재인 대통령 "내 세례명은 티모테오
교황 직접 뵙게 돼 큰 영광"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대한민국 대통령이자 개인적으로는 ‘티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로서 존경하는 교황님을 직접 뵙게 돼 큰 영광”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세례명 티모테오는 ‘하느님을 공경하는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과 교황의 단독면담은 총 55분간 이어졌다. 낮 12시4분께 만난 두 사람은 면담 장소인 교황궁 2층 서재로 함께 이동했다. 문 대통령의 두 손을 꼭 잡은 교황은 이탈리아어로 “만나 뵙게 돼서 반갑다”고 말했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단독면담은 12시10분에 시작해 12시45분 끝났다.문 대통령은 면담을 마친 뒤 우리 측 수행원들을 교황에게 소개하고 준비해 간 선물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몰타기사단 한국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교황에게 스페인어로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선물로 성모마리아상과 예수 그리스도 부조(浮彫·사진)를 마련해 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 조각계 원로이자 한국교회조각의 현대화와 토착화에 기여한 최종대 조각가의 작품으로 한국인의 소박한 모습을 종교적으로 승화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성모마리아상을 소개하며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답례품으로 올리브 나뭇가지와 묵주, 성모마리아상, 프란치스코 교황의 얼굴이 담긴 기념품 등을 건넸다. 천주교에서 올리브 나무는 ‘평화’를 상징한다.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교황은 당시에도 올리브 나뭇가지가 그려진 메달을 전달했다. 교황은 또 책을 선물하면서 “성덕과 복음, 기쁨, 생태 보호에 대한 제 책들”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 번역해 놓은 교황님 책을 다 읽어봤다”고 했다. 기념촬영을 끝으로 면담 일정은 낮 12시59분께 마무리됐다. 교황은 퇴장하며 “대통령님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교황님은 가톨릭의 스승일 뿐 아니라 인류의 스승”이라고 답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