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간선거 후 북미정상회담' 재확인…2차핵담판 시간표는

북미정상 강한 재회 의지속 실무협상 조율 감안시 11월 넘길수도
연내 개최 힘들 가능성도…장소도 회담 시기에 따라 유동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포스트 11·6 중간선거' 개최 방침을 재확인함에 따라 북미 2차 핵 담판이 언제 성사될지 구체적인 시간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의제와 날짜·장소 등 구체적 실행계획(로지스틱스)을 조율하게 될 '스티븐 비건-최선희 라인'의 실무협상 가동이 늦어지면서 전체적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는 다소 뒤로 밀리는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중간선거 기간에는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선거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우리는 만남을 가질 것이지만,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기자들에게 같은 발언을 한데 이어 중간선거 이후 개최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17일 워싱턴 외교가 등에 따르면 미국은 당초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한 프랑스 방문(11일) 직후인 11월 셋째 주에 프랑스에 인접한 중립국인 스위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북미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 측이 장거리 이동 문제 등을 들어 일단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지난 7일 4차 방북 당시 북미는 실무협상 채널을 먼저 가동해 여기서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핵심 이슈 및 2차 정상회담 날짜·장소를 조율하기로 한 상황이다.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협상채널이 아직 가동되지 않은 가운데 실무협상 조율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2차 정상회담은 당초 계획 보다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 관측이다.

앞서 1차 북미정상회담 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 한 달 전인 5월 10일 트위터를 통해 북미정상회담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발표한 뒤 양측이 의제 및 의전 분야를 놓고 투트랙 실무협상을 이어간 바 있다.

이처럼 최소한의 준비 시간을 고려할 때 11월을 넘길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워싱턴 외교가 안팎에서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11월말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열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12월에 열릴 수도 있지만 바로 연말 분위기로 넘어가는 만큼, 경우에 따라서는 연내 개최가 힘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 12일 라디오인터뷰에서 2차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 "두어 달 안에(in the next couple of months)"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결국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기는 실무협상의 가동 시점이 언제가 되느냐, 또한 거기서 얼마나 빨리 조율이 이뤄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는 전날 러시아에서 외무부 차관들과 만난 데 이어 프랑스, 벨기에 등 유럽 순방 중이다.

'스티븐 비건-최선희 라인' 가동 시점과 관련해서는 "1∼2주 내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장소는 미국 측이 당초 제안한 오스트리아 빈이 될지 제3의 장소가 될지 아직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 초기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 등 실무협상에서 다뤄야 할 게 적지 않은 가운데 최근 들어 제재완화 공세를 높이는 북한과 '선(先) 비핵화' 입장을 견지하는 미국 간에 기 싸움이 계속되면서 당분간 신경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미국 중간선거 성적표가 북미정상회담 개최 동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일각에서 나오지만, 북미 정상 모두 2차 회담 개최 의지가 강한 점 등에 비춰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장소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AP통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장소를) 마련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아직은 (미국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 현재로서는 한때 거론됐던 워싱턴DC나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마러라고 휴양지 등 미국이 아닌 '제3국' 등 중립 무대가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자들에게 북미정상회담이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라면서 후보지로 3∼4곳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장소와 날짜 조합이 서로 연동돼 있다는 점에서 '11월 중순 개최'가 어려워지면 '스위스 카드'가 더이상 '1순위 후보지'로서 유효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스위스, 스웨덴 스톡홀름 등 유럽 중립국들은 여전히 거론된다.일각에서는 평양 개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는 가운데 미국 본토는 아닌 하와이나 괌 등 보안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섬 등의 이름도 일부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