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재계, 보우소나루 親이스라엘-反중국 행보로 '속앓이'

아랍권 수출 감소, 중국 투자 유치 위축 우려…전문가들 "집권하면 생각 달라질 것"

브라질 재계가 올해 대선에서 승리가 유력한 극우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선후보의 대외정책 노선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노골적인 친(親) 이스라엘 발언 때문에 아랍권에 대한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데다 중국의 진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국의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재계는 보우소나루 후보가 집권하면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간 130억 달러에 달하는 아랍권에 대한 육류 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무슬림협회(Fambras)에 따르면 브라질이 수출하는 닭고기의 45%, 소고기의 40%는 '할랄' 인증을 받고 있다.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의해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말한다.

음식은 채소·곡류 등 식물성 음식과 어류 등 해산물, 육류 중에서는 닭고기·소고기 등이 포함된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대선 유세 기간 브라질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관 폐쇄를 검토하겠다는 발언도 했다.브라질 정부가 지난 2010년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인정한 사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과 브라질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관 폐쇄가 실제로 이뤄지면 브라질과 아랍권은 통상 마찰은 물론 외교관계에도 심각한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통상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관 이전은 아랍권 전체와 등을 돌릴 수 있는 문제"라면서 보우소나루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해 집권하면 생각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브라질의 최대 경제협력국인 중국과 마찰을 빚을 수 있는 발언도 여러 차례 했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면서 중국의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겠다는 '친미-반중' 입장을 밝혔다.

지난주 TV 방송과 인터뷰에서는 "중국이 브라질을 사들이고 있다.

여러분은 브라질을 중국의 손에 맡길 것인가?"라며 중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1∼9월 무역액이 740억 달러, 지난 2009년 이래 투자액이 54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손을 뿌리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4∼2017년 기준 중국의 해외 투자 가운데 브라질은 미국(282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13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자본에 의해 이루어진 기업 인수·합병(M&A)은 2009년 이래 56건 448억 달러다.

세계적인 광산개발업체 발리(Vale)의 파비우 슈바르츠만 CEO는 "발리가 수출하는 철광석의 60% 이상이 중국으로 가고 있다"면서 "보우소나루가 브라질-중국 관계를 뒤흔드는 대외정책을 채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슈바르츠만 CEO는 오는 28일 대선 결선투표가 끝나면 중국과의 통상·투자 현황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