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PC방 살인'에 분노…무자비한 난도질 지켜본 동생이 거리 활보?

최근 서울 강서구의 PC방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이 3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 14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30살 김모 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8시30분쯤 강서구에 있는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21살 신모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와 신씨는 다른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자리에서 치워달라는 요구를 하다 말다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김씨는 흉기를 들고 다시 PC방을 찾아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오는 신 씨를 덮쳤다.신씨는 위협하는 김씨에 공포감을 느꼈고 매니저의 지시에 따라 112까지 불렀지만 경찰이 돌아간 후 15분 후 김씨가 휘두른 칼에 목숨을 잃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피해자의 친구가 "함께 범행에 가담한 동생을 경찰이 입건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경찰은 당초 동생은 형을 말렸고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이후 공개된 CCTV 속 동생은 석연치 않은 행보를 보였다.PC방 내부 CCTV를 보면 김씨가 PC방 계산대 앞에서 신씨에게 항의하며 손가락질을 하자 동생도 옆에서 신씨를 보고 웃는다.
강서구 PC방 사건 직후 현장
출동한 경찰이 돌아가자 동생은 PC방 입구 바로 앞에서 여기저기를 살펴봤고 몇 분 뒤 아르바이트생 신씨가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나오자 동생은 형이 향한 곳으로 급하게 뛰어갔다.

쓰레기를 버린 신씨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다시 PC방으로 가자 형 김씨가 신씨를 덮쳐 무자비하게 칼을 휘둘렀다.형을 말렸다고 경찰에 진술한 동생은 형이 흉기를 휘두르는 동안 형이 아닌 오히려 신씨를 양쪽 팔로 잡고 있다.

PC방에 있던 사람들이 다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동생은 현장을 빠져 나가고 형은 테이저건을 맞고 체포됐다.

네티즌들은 "말리려고 알바생을 잡았다고? 칼로 난도질하려는 형을 잡고 말려야 되는게 상식적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순간적인 화를 못참고 일면도 없는 학생을 30회 이상 칼로 찌르는 피의자의 동생이다. 범행을 모의했든 아니든 살해 현장에서 제대로 말렸으면 30번이나 찌를 수 있었겠나. 오히려 피해자 팔을 붙잡아 저항도 못하게 했는데 저런 사람이 나와 같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는 사실이 공포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피해자의 친구는 "30회 이상 얼굴과 몸을 찔렸다. 시신의 훼손이 너무 심각해서 의사가 부모님 참관을 못하게 말렸다고 한다. 칼을 막으려고 한 양손은 심하게 찢어져 모아지지 않을 정도였다. 21살 학생이 이렇게 말도 안되게 죽었는데 경찰은 뭘 했나"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강서구 PC방 살인 심신미약 안된다'는 취지의 청원도 하루만에 동의자가 30만명을 훌쩍 넘어서며 국민들이 느끼는 분노를 실감케 했다.

게시자는 "21세의 알바생이 불친절했다는 이유로 손님이 흉기로 수차례 찔러 무참히 살해당했는데 피의자 가족들의 말에 의하면 피의자는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 어린 학생이 너무 불쌍했고, 또 심신미약 이유로 감형 되려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이가 뉴스에 나온 형이 아는 형이라며 모델 준비하며 성실하게 살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냐"면서 "피의자 말만 듣고, 그 학생이 불친절해서 마치 원인을 제공한 것처럼 나온 뉴스에도 화가 난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강서구 PC방 살인'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며 피해자가 내 가족, 나 자신 일 수도 있다"면서 "심신미약의 이유로 감형되거나 집행유예가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