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 디지털 리터러시는 필수이다.

휴넷에듀테크연구소, 홍정민 소장
정보의 바다에서 놀기만 할 것인가? ‘디지털 리터러시’란 “정보기술과 인터넷을 활용해 콘텐츠를 찾아내고, 평가하고, 공유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인터넷을 지혜롭게 활용하는 자가 성공할 것이다.

새 시대 필요한 새 역량산업화 시대가 되면서 책과 신문, 잡지 등의 매체가 보편화되고, 문서로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하면서 읽고, 쓰는 문해력은 현대인들의 중요한 능력이 되었다. 즉, 말하고 듣는 능력이 뿐만 아니라 읽고, 쓰는 능력이 사회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이유로 국어와 영어는 필수 과목이 되었고, 공장이나 사무실에서는 계산하는 능력 또한 필요하기에 국어, 영어, 수학은 필수과목으로 자리 잡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런 역량에 더해 새로운 역량을 필요로 하고 있다. 바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디지털 문해력)라는 역량이다. 최근 호주 빅토리아주 맬번 시에 소재한 디킨대학은 ‘디지털리터러시 학습설계사’라는 새로운 직업에 대한 구인공고를 냈다. 학부 교수진과의 협력 하에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적절한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온라인 프로그램 및 인터랙티브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개발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직업이다. 이렇듯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정도로,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은 그 중요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국 소년 잭 안드라카(Jack Thomas Andraka)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13세 때 가족처럼 지내던 아저씨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자 잭 안드라카는 췌장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던 중 췌장암은 85% 이상이 말기에 발견되고, 생존 확률이 고작 2%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80만 원 정도로 비싼 췌장암 진단키트는 성공 확률이 30%이며, 진단 시간이 14시간이나 걸렸다.잭 안드라카는 이런 부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진단 키트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인터넷을 통해 꾸준히 질문을 던지며 답을 구해 나갔고, 4,000번의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았던 그는 결국 16세 나이에 혁신적인 췌장암 진단 키트를 발명하게 된다. 그가 이룬 업적은 놀라웠다. 비용은 80만원에서 100원도 안 되는 30원으로, 소요시간은 단 5분으로 단축시켰고, 성공 확률을 30%에서 90%까지 끌어올렸다. 말 그대로 획기적인 췌장암 진단키트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나이에 어떻게 가능했냐고요? 그간 제가 배운 최고의 교훈은 바로 인터넷에 모든 것이 있다는 것이었죠. 개발에 필요한 논문들은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어요. 또 대부분의 아이디어 역시 인터넷에서 습득했습니다. 인터넷을 심심풀이로 이용하지만 말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해 보세요. 인터넷에 정보는 얼마든지 있어요. 뭔가를 만들어내겠다는 생각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처럼 잭 안드라카의 발명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이루어졌다. 인터넷에서 논문을 찾고, 이메일로 전문가에 도움을 요청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어가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는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역량을 바탕으로 성과를 이루어 낸 것이다. 잭 안드라카가 췌장암 진단키트를 발견하는데 활용한 역량이 바로 ‘디지털 리터러시’다. 이에 대한 코넬대학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정보기술과 인터넷을 활용해 콘텐츠를 찾아내고, 평가하고, 공유하고, 창조하는 능력(the ability to find, evaluate, utilize, share, and create content using information technologies and the Internet)”

디지털 시대 필수 능력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일반인들이 엄청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엔 중요 논문자료가 필요하면 그 대학에 입학하거나, 그 대학을 다니는 친구에게 부탁해 어렵게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동 중에도 모바일로 고급 논문자료에 접근할 수 있고 이를 바로 다른 친구들과 공유해 함께 토론할 수 있으며, 다양한 아이디어들은 공유문서를 통해 함께 창조해 나갈 수 있다.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수 능력이다. 이 역량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수백에서 수천 배의 정보력과 업무 처리 속도를 보여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능력을 키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에 친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와 각종 어플리케이션 서비스나 웹사이트에 익숙해지고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부분은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키우는데 너무나 당연한 부분일 것이다.

둘째, 질문 능력을 키워야 한다. 디지털 콘텐츠 소비의 경우 대부분 검색을 통해 이루어진다. 검색은 질문을 통해 이루어진다. 어느 분야에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하는 것이 습관이 될 때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은 향상된다.

캐나다 퀘백에 사는 15살의 윌리엄 가두리(William Gadoury)는 별자리와 구글 지도로만 고대 마야 도시를 찾아낸 소년이다. 그는 2012년 마야 문명에 빠져들어 이에 대해 꾸준히 공부해 왔다. 윌리엄은 “왜 마야 도시는 강이 아닌 산 속 깊은 곳에 건설되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는 마야문명의 도시와 별자리가 깊은 상관 관계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이를 전문기관에 알리고 이를 통해 그가 지목한 정글 숲에서 86미터 높이의 피라미드를 비롯, 30개의 건축물 흔적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앞서 말한 잭 안드라카의 췌장암에 대한 질문, 윌리엄 가두리의 마야 도시에 대한 질문은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한 해답에 단초가 되었다. 이렇게 두 소년과 같이 질문하는 습관은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셋째, 글로벌로 접근하면 더 큰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글로벌화하면 더 큰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국내에서 콘텐츠를 찾아내고 공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글로벌 사이트까지 함께 찾아보고, 해외에 있는 사람들과 관심 주제에 대해 함께 얘기할 수 있다면 성과를 더 크게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와의 연결

2003년 6명의 고등학생(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네덜란드 2명, 이집트, 미국)이 온라인상에서 함께 만나 협력해 당시 큰 걱정거리였던 주제, 곧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라는 치명적인 전염병에 대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글로벌 팀은 웹 사이트 제작에 필요한 모든 일을 스스로 해야 나갔다. 연구, 인터뷰, 웹사이트 구성, 프로그래밍 등 온라인 상에서 각자가 토론하고 역할을 나누어 진행했다. 이 학생들은 지리적으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고, 생활하는 시간대도 달랐다. 서로 모르는 사이였지만 온라인상으로 소통하며 프로젝트를 만들어 갔다. 이 SARS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프로젝트였다.

글로벌적 접근은 보다 크게, 보다 다양한 사람이 참여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해 준다.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넓히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출발해 단계적으로 글로벌하게 접근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과거 자신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책과 신문, 전문 잡지 등과의 친숙함이 중요했다면, 이젠 이와 더불어 디지털 리터러시가 중요해지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원하는 결과물을 창출하기 위한 필수의 역량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콘텐츠를 찾아내고, 평가하고, 공유하고, 창조하는 것을 스스로 습관화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 역량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글= 휴넷에듀테크연구소 홍정민 소장
정리= 경규민 기자 gyu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