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프라이빗 공간'을 파는 특급호텔

호텔의 향기

럭셔리 호텔 끝판왕,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호텔에 가면 문고리에 ‘방해하지 마시오(Do not disturb)’란 팻말을 걸 수 있게 해놨다. 이 표시가 있으면 응급상황이 아니고선 호텔 직원이 문을 두드리는 일이 없다. 사람이 많은 레스토랑, 극장 등에서도 사람들의 ‘방해’ 없이 독립된 공간을 쓸 수 있는 곳이 있다.

JW메리어트 서울에 지난 8월 문을 연 ‘타마유라(사진 위)’가 그렇다. 프리미엄 일식당 타마유라에는 일반 식당 같은 홀과 좌석이 없다. 대신 7개의 별실만 뒀다. 스시 카운터, 데판야끼(철판볶음) 스테이션 등 요리별 공간 또한 따로 있다. 스시 카운터는 일본에서 수입한 편백(히노키)으로 제작했다. 도쿄 지역 전통 방식의 에도마에 스시를 오마카세(주문할 음식을 셰프에게 일임하는 것) 스타일로 맛볼 수 있다. 바 형태의 데판야끼 스테이션에선 셰프가 조리하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 그 자리에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셰프와 얘기를 하며 재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신이 원하는 맞춤형 요리를 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별실에선 가이세키 요리(연회용 코스요리)를 주문하면 된다. 싱싱한 재료를 쓴 7~13가지 코스 메뉴가 나온다. 일본에서 공수해 온 그릇에 음식이 감각적으로 담겨 나와 눈도 즐겁다. 일본 프리미엄 티와 전통 다도를 경험할 수 있는 ‘티 바’도 별도로 뒀다. 일본 말차와 티 칵테일 등 특색 있는 음료가 나온다. 셰프가 직접 만든 화과자를 맛볼 수 있다.
방해 없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메가박스의 ‘더 부티크 프라이빗’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있는 이곳은 좌석이 8개뿐이다. 대관 전용 상영관으로 직장 동료, 가족, 친구 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간단한 파티도 즐길 수 있게 했다. 이용 고객에게는 서비스 전담 직원이 따라붙는다. 음료와 간단한 다과가 제공되는 프라이빗 전용 라운지를 쓸 수 있다. 영화 상영 전 직접 준비한 영상을 재생할 수 있어 프러포즈나 가족 행사, 생일파티 등을 하기에도 좋다.

하루에 딱 한 팀만 받는 호텔도 있다. 광주에 있는 한옥형 호텔 ‘오가헌’(사진 아래)이다. 이 호텔은 정원을 포함한 1785㎡ 공간을 단독으로 쓸 수 있다. 결혼식, 돌잔치, 파티 등 행사 용도로 많이 쓰인다. 최대 20인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