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비엔티안의 볼거리

여행의 향기
450년 이상 세월 동안 수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비엔티안(Vientiane). 라오스의 정치, 경제의 중심지이자 여행자들을 가장 먼저 반겨주는 도시이기도 하다. 북쪽의 루앙프라방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여행자들의 관심이 적은 곳이지만 무심히 지나치기에는 이 도시가 지닌 매력이 너무 아쉽다. 주요 여행 스폿들이 가까운 거리에 몰려 있어 쉽게 발 도장을 찍을 수 있는 것도 비엔티안의 장점. 여기 자전거를 이용해 반나절이면 둘러볼 수 있는 비엔티안의 핵심 볼거리를 소개해본다.

빠뚜싸이(Patuxay)
비엔티안의 랜드마크와 같은 존재로 여행자는 물론 로컬들에도 많은 사랑을 받는 거대한 문이다. 라오스 언어로 빠뚜는 ‘문’, 싸이는 ‘승리’를 의미한다.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며 1969년 지어졌지만, 파리의 개선문을 본떠 만든 것은 아이러니다. 내부의 벽화나 조각은 라오스 양식으로 대부분 힌두교의 신이나 코끼리 등을 표현하고 있는데 섬세한 손길이 시선을 모은다. 빠뚜싸이의 꼭대기는 전망대로 활용된다. 제법 걸어 올라야 하지만 눈앞으로 펼쳐지는 시가지의 풍경이 만족스러워 고생에 대한 보답으로 충분하다.

파 탓루앙(Pha That Luang)
라오스를 대표하는 황금빛 탑으로 이 나라의 인장과 지폐에도 등장한다. 파 탓루앙은 ‘위대한 탑’이라는 의미다. 과거 인도 승려들이 부처의 사리를 안치했다는 전설이 더해져 현지인들은 이 탑을 신성하게 여긴다. 연꽃의 봉우리를 형상화한 모습으로 깨달음을 추구하는 불교의 교리를 내재하고 있다. 한때 태국과 미얀마의 침략으로 파괴됐던 것을 재건했다. 예전에는 탑 주위로 네 개의 사원이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현재 남아 있는 것은 두 개다. 그 가운데 거대한 황금 와불을 만날 수 있는 ‘왓 탓 루앙타이(Wat That Luang Tai)’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왓 호 파깨우(Wat Ho Phra Keo)

기원전 인도에서 만들어졌다는 에메랄드 불상 ‘프라깨우(Phra Keo)’를 안치하기 위해 15세기에 건축된 사원이다. 현재 이 에메랄드 불상은 방콕의 왕실사원인 ‘왓 프라깨우’에 모셔져 있는데, 이는 과거 태국과의 전쟁 당시 빼앗겼기 때문이다. 파괴된 절은 1936년 프랑스 식민지 시절 재건됐다. 왓 시사켓의 바로 맞은편에 있어 찾아가기도 쉽다.

탓 담(That Dam)
탓 담은 ‘검은 탑’이라는 의미다. 탑의 외형이 검게 그을려 있어 그렇게 불린다. 하지만 처음 완성 당시에는 표면이 금으로 돼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마치 방치된 듯한 모습과는 달리 태국의 침략으로부터 라오스를 구했다는 일곱 마리 용의 전설에도 등장할 만큼 역사적으로 가치가 크다.

왓 시사켓(Wat Sisaket)비엔티안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으로 1824년 완성됐다. 비엔티안의 많은 사원 중 유일하게 창건 당시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본당을 두르고 있는 회랑에는 다양한 모습의 불상이 전시돼 있는데 그 수만 해도 6800여 개에 달한다.

루앙프라방(라오스)=글·사진 임성훈 여행작가 shlim12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