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장벽 넘은 방탄소년단, 유럽서도 브랜드 드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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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파리서 유럽 투어 피날레, 4개국서 10만 관객
북미 못지않은 뜨거운 신드롬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이 유럽에서도 북미 투어에 버금가는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BTS'란 브랜드의 세계적인 인기를 재확인했다.'비틀스의 나라'인 영국 BBC와 가디언, 프랑스 르피가로가 '21세기 비틀스이자 팝 센세이션', '서구 음악 산업 최상위권에 도달한 최초의 K팝 그룹', '비틀스 이은 밀레니엄 세대 동반자'라고 각각 칭하는 등 유럽에서도 찬사가 쏟아졌다.
방탄소년단은 19~20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코르호텔스 아레나에서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유럽투어 피날레를 장식했다.
앞서 영국 런던(2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1회), 독일 베를린(2회)까지 유럽 4개국에서 7회 공연 티켓을 순식간에 매진시키며 총 10만 관객과 만났다.유럽은 북미보다 K팝 불모지로 알려졌으며,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문화와 언어의 긍지가 높아 다른 문화 수용에 배타적인 측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방탄소년단은 이런 진입 장벽을 완벽하게 허물었다.◇ 유명 팝스타급 투어…방문국마다 한국어 '떼창'·실신한 팬도
방문국을 들썩이게 하는 신드롬은 미국 못지않았다.
팬들은 매 공연, 유럽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한국어로 '떼창'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한국이란 착각이 들 정도로 히트곡 'DNA'와 '아이돌'의 파워풀한 합창이 터져 나왔고, 파리에선 방탄소년단을 실제 봤다는 감격에 쓰러져 실려 나간 팬도 있었다.
공연장 앞은 다른 언어를 쓰는 인근 유럽 국가에서 온 팬들까지 가세해 멤버들의 이름과 히트곡을 부르며 하나가 되는 축제 분위기를 이뤘다.
시작 수 시간 전부터 장사진을 쳤으며, 베를린 공연장 앞에는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처럼 밤샘하는 열성 팬들의 텐트가 들어섰다.방탄소년단이 유럽투어 도중이던 지난 14일 파리에서 출연한 '한불 우정 콘서트'에는 수백 명의 팬이 공연장 밖에 몰려 멤버들이 탄 차량이 빠져나가자 서로 부둥켜안거나 주저앉아 울먹였다.
아시아계 보이 그룹에 열광하는 모습은 현지 언론에도 새로운 현상으로 받아들여 졌다.
특히 이들이 선 무대가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팝 정점에 있는 스타들이 서는 곳이며,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는 점에 놀라워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이틀간의 파리 공연 티켓이 매진되자 "이런 흥행 성적은 롤링스톤스, 폴 매카트니, 브루스 스프링스틴, 마돈나, 비욘세와 같은 앵글로 색슨계 슈퍼스타들에 국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중 미국과 함께 팝시장 양대 산맥인 영국에서는 약 2만석 규모의 런던 오투(O2)아레나를 밟았다.
이곳은 영국 최고 권위 대중음악상인 '브릿 어워즈'(Brit Awards)가 열리는 곳이며 프린스, 콜드플레이, 아델, 비욘세, 저스틴 비버 등 세계적인 팝스타가 공연한 무대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2009년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공연을 준비한 곳이기도 하다.
아이돌 그룹의 해외 공연을 진행한 한 공연기획자는 "지드래곤 등 2세대 K팝 스타들이 유럽에서 1만석대 공연을 펼친 적이 있지만 요즘 해외에서 상승세인 그룹들은 유럽 3개국에 총 1만5천명에서 2만명 규모 투어를 돈다"며 "방탄소년단은 4개국에 10만 관객을 동원했으니 유명 팝스타급 투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선 공연장 규모와 공연 횟수로 계산하면 10만 관객이 훌쩍 넘는데, 아마 돌출 무대 등 설비 때문에 전체 규모와 오픈한 티켓 수에 조금 차이가 있을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유럽서도 단계적인 성장…"투어로 팬층 더 확대될 것"
영어를 비롯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각기 다른 언어를 쓰는 유럽 시장은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높아 그간 한국 가수들에게 미국보다 진입 장벽이 더 높다고 인식됐다.
처음 인터넷에서 형성된 유럽 K팝 팬들의 존재가 대외적으로 확인된 것은 SM엔터테인먼트가 2011년 파리에서 연 소속 가수들의 합동 공연 'SM타운 라이브'를 열었을 때다.
그러나 이때도 진출 가능성만 점쳐졌을 뿐 이후 뚜렷한 걸음을 뗀 아이돌 스타는 없었으며, 2012년 '유튜브 센세이션'을 일으킨 싸이만이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싸이와 달리 방탄소년단은 유럽에서도 미국에서처럼 단계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막강한 팬덤을 형성했다.
이들은 미국 빌보드와 함께 팝 양대 차트로 불리는 영국(UK) 오피셜 차트에서 2016년 10월 한국 가수 최초로 앨범 차트 62위에 진입한 뒤, 지난해 9월 14위, 올해 5월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싸이가 1위에 오른 UK 싱글 차트에서도 꾸준히 진입 순위를 높여 지난 9월 '아이돌'로 21위를 기록했다.
한국 그룹이 이 차트 40위권에 진입하기는 처음이었다.
한 케이블 채널 음악 PD는 "단계적인 상승 그래프는 팬 저변을 넓히는데 걸린 시간만큼 지지 기반이 단단해졌다는 것을 뜻한다"며 "이번 투어에서 그 폭발력이 분출됐으니 앞으로 방탄소년단의 유럽 팬층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유럽투어를 마친 방탄소년단은 "정말 아쉽다"며 "내년을 기약하며 더 열심히 하겠다.
좋은 곳에서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계속해서 걸어 나갈 수 있게 응원해 준 전 세계 아미(팬클럽)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내주 귀국해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화관문화훈장을 받는다.이어 올해는 11월 13~14일 일본 도쿄돔, 11월 21일·23~24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 12월 8~9일 대만 타오위안 국제 야구장에서 월드투어가 예정됐다.
/연합뉴스
북미 못지않은 뜨거운 신드롬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이 유럽에서도 북미 투어에 버금가는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BTS'란 브랜드의 세계적인 인기를 재확인했다.'비틀스의 나라'인 영국 BBC와 가디언, 프랑스 르피가로가 '21세기 비틀스이자 팝 센세이션', '서구 음악 산업 최상위권에 도달한 최초의 K팝 그룹', '비틀스 이은 밀레니엄 세대 동반자'라고 각각 칭하는 등 유럽에서도 찬사가 쏟아졌다.
방탄소년단은 19~20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코르호텔스 아레나에서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유럽투어 피날레를 장식했다.
앞서 영국 런던(2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1회), 독일 베를린(2회)까지 유럽 4개국에서 7회 공연 티켓을 순식간에 매진시키며 총 10만 관객과 만났다.유럽은 북미보다 K팝 불모지로 알려졌으며,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문화와 언어의 긍지가 높아 다른 문화 수용에 배타적인 측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방탄소년단은 이런 진입 장벽을 완벽하게 허물었다.◇ 유명 팝스타급 투어…방문국마다 한국어 '떼창'·실신한 팬도
방문국을 들썩이게 하는 신드롬은 미국 못지않았다.
팬들은 매 공연, 유럽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한국어로 '떼창'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한국이란 착각이 들 정도로 히트곡 'DNA'와 '아이돌'의 파워풀한 합창이 터져 나왔고, 파리에선 방탄소년단을 실제 봤다는 감격에 쓰러져 실려 나간 팬도 있었다.
공연장 앞은 다른 언어를 쓰는 인근 유럽 국가에서 온 팬들까지 가세해 멤버들의 이름과 히트곡을 부르며 하나가 되는 축제 분위기를 이뤘다.
시작 수 시간 전부터 장사진을 쳤으며, 베를린 공연장 앞에는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처럼 밤샘하는 열성 팬들의 텐트가 들어섰다.방탄소년단이 유럽투어 도중이던 지난 14일 파리에서 출연한 '한불 우정 콘서트'에는 수백 명의 팬이 공연장 밖에 몰려 멤버들이 탄 차량이 빠져나가자 서로 부둥켜안거나 주저앉아 울먹였다.
아시아계 보이 그룹에 열광하는 모습은 현지 언론에도 새로운 현상으로 받아들여 졌다.
특히 이들이 선 무대가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팝 정점에 있는 스타들이 서는 곳이며,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다는 점에 놀라워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이틀간의 파리 공연 티켓이 매진되자 "이런 흥행 성적은 롤링스톤스, 폴 매카트니, 브루스 스프링스틴, 마돈나, 비욘세와 같은 앵글로 색슨계 슈퍼스타들에 국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중 미국과 함께 팝시장 양대 산맥인 영국에서는 약 2만석 규모의 런던 오투(O2)아레나를 밟았다.
이곳은 영국 최고 권위 대중음악상인 '브릿 어워즈'(Brit Awards)가 열리는 곳이며 프린스, 콜드플레이, 아델, 비욘세, 저스틴 비버 등 세계적인 팝스타가 공연한 무대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2009년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공연을 준비한 곳이기도 하다.
아이돌 그룹의 해외 공연을 진행한 한 공연기획자는 "지드래곤 등 2세대 K팝 스타들이 유럽에서 1만석대 공연을 펼친 적이 있지만 요즘 해외에서 상승세인 그룹들은 유럽 3개국에 총 1만5천명에서 2만명 규모 투어를 돈다"며 "방탄소년단은 4개국에 10만 관객을 동원했으니 유명 팝스타급 투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선 공연장 규모와 공연 횟수로 계산하면 10만 관객이 훌쩍 넘는데, 아마 돌출 무대 등 설비 때문에 전체 규모와 오픈한 티켓 수에 조금 차이가 있을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유럽서도 단계적인 성장…"투어로 팬층 더 확대될 것"
영어를 비롯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각기 다른 언어를 쓰는 유럽 시장은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높아 그간 한국 가수들에게 미국보다 진입 장벽이 더 높다고 인식됐다.
처음 인터넷에서 형성된 유럽 K팝 팬들의 존재가 대외적으로 확인된 것은 SM엔터테인먼트가 2011년 파리에서 연 소속 가수들의 합동 공연 'SM타운 라이브'를 열었을 때다.
그러나 이때도 진출 가능성만 점쳐졌을 뿐 이후 뚜렷한 걸음을 뗀 아이돌 스타는 없었으며, 2012년 '유튜브 센세이션'을 일으킨 싸이만이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싸이와 달리 방탄소년단은 유럽에서도 미국에서처럼 단계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막강한 팬덤을 형성했다.
이들은 미국 빌보드와 함께 팝 양대 차트로 불리는 영국(UK) 오피셜 차트에서 2016년 10월 한국 가수 최초로 앨범 차트 62위에 진입한 뒤, 지난해 9월 14위, 올해 5월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싸이가 1위에 오른 UK 싱글 차트에서도 꾸준히 진입 순위를 높여 지난 9월 '아이돌'로 21위를 기록했다.
한국 그룹이 이 차트 40위권에 진입하기는 처음이었다.
한 케이블 채널 음악 PD는 "단계적인 상승 그래프는 팬 저변을 넓히는데 걸린 시간만큼 지지 기반이 단단해졌다는 것을 뜻한다"며 "이번 투어에서 그 폭발력이 분출됐으니 앞으로 방탄소년단의 유럽 팬층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유럽투어를 마친 방탄소년단은 "정말 아쉽다"며 "내년을 기약하며 더 열심히 하겠다.
좋은 곳에서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계속해서 걸어 나갈 수 있게 응원해 준 전 세계 아미(팬클럽)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내주 귀국해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화관문화훈장을 받는다.이어 올해는 11월 13~14일 일본 도쿄돔, 11월 21일·23~24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 12월 8~9일 대만 타오위안 국제 야구장에서 월드투어가 예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