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지사, 시골 이장들과 '카톡 소통' 눈길

"민원 문제를 살펴봐 달라고 몇 차례나 전화했는데 누구 한 명 나와보지 않았습니다.

이래서 탁상행정이구나 싶었습니다."
출근 후 도청 집무실에 도착, 오전 8시 30분께 업무를 시작한 김영록 전남지사의 스마트폰에 이처럼 불만 가득한 내용의 메시지가 왔다.

전남 진도군의 한 마을 이장이 보내온 '카톡'이었다.

카톡 발신자는 이장단 단장을 맡았던 경력 때문에 자기 동네는 물론 인근 마을의 민원까지 도맡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최근 행정기관에 제기한 민원에 대한 불만을 메시지에 담았다.시골마을 이장의 민원을 직접 전달받은 김영록 전남지사는 해당 부서에 내용파악과 함께 해결방안을 찾아볼 것과 이행 내용을 보고할 것도 지시했다.

마을 이장의 민원과 함께 시작한 김 지사의 아침은 이날이 처음은 아니다.

농어촌의 경우 마을 이장들이 누구보다 현장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김 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이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전임 지사들도 마을 현장 의견수렴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김 지사는 이들과 직접 소통에 더욱 무게를 뒀다.

카톡은 물론 다른 SNS와 문자메시지, 대면접촉 등 다양한 형태로 민원을 전달받아 지역 주민 애로사항의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도내 마을 이장 전체와 연락을 주고받을 수는 없지만 민원이 연결되면, 될 수 있으면 본인이 직접 답변하고 답변이 어렵거나 시간이 필요한 경우 비서실이나 해당 부서에서 챙길 수 있도록 했다.보성군의 한 마을 이장은 "도청 홈페이지나 군청 등을 통해 얘기할 수도 있지만 직접 소통이 훨씬 믿음직스럽게 느껴진다"며 "도지사로서 바쁜 와중에도 시골 민원까지 들어주셔서 민원이 해결되고 안되고를 떠나 감사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지사와 마을 이장의 직접 소통을 놓고 전남도는 "단체장으로서 바람직스러운 모습"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소 난처해 하는 분위기도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21일 "스마트폰을 이용한 직접 민원 접수는 당사자끼리 전화번호나 아이디를 서로 알아야 하는데 이를 공개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며 "최대한 현장과 소통하려는 방식 가운데 하나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