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유럽 판매 스마트폰에 '앱 사용료' 최고 40弗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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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독점 위반 벌금 부과 여파구글이 내년부터 유럽 지역에서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를 대상으로 최고 40달러의 앱(응용프로그램) 사용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이 안드로이드폰 반독점 행위 혐의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한 데 따른 조치다. 구글 소프트웨어를 스마트폰에 설치해 판매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제조업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LG전자 등 부담될 듯
21일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 등에 따르면 구글은 플레이스토어, 유튜브, 구글 맵, 지메일, 구글 드라이브 등 자사 모바일 앱 사용료로 최고 40달러(약 4만5300원)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국가는 ‘티어1(1군)’으로 분류되는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노르웨이, 독일 등이다. 적용 시기는 내년 2월부터다. 스마트폰 해상도가 500ppi(인치당 화소 수) 이상이면 40달러, 400~500ppi 기종은 20달러, 400ppi 미만 기종은 10달러로 차등화한다. 구글은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스마트폰의 가격 기준이 된다고 판단해 이같이 구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유럽 지역 국가를 3개군으로 나눠 지역별로 사용료를 달리한다. 최저 사용료는 2.5달러 수준이다.
구글이 유럽 지역에서만 앱 유료화를 추진하는 것은 EU 경쟁당국의 제재 때문이다. EU는 7월 구글에 반독점 규정 위반으로 43억4000만유로(약 5조6000억원)의 벌금을 매겼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제조사에 자사의 각종 앱 설치를 강제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조치로 유럽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판매하는 삼성전자 등 제조사들의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안받지 않아 어떤 영향이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IT업계에서는 앱 사용료가 결국 스마트폰 판매 가격에 전가돼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