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내달 29일 회동…통상전쟁 극적 타결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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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G20 정상회의 전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1월29일 정상회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을 계기로 양국 통상갈등이 본격화된 후 첫 정상회담이다. 미·중 통상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다음달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하루 전날인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별도 양자 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7일 중국 베이징에서의 정상회담 이후 1년여 만에 직접 대면하게 된다.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통상갈등 해소 여부다. 앞서 중국의 대(對)미 무역협상 사령탑이자 시 주석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부총리는 지난 19일 중국 관영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은 (협상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별도 양자회담 열기로 합의
무역갈등 종식 필요성 공감
"분쟁 완화 준비됐다는 신호"
美, 항복 요구…中, 양보엔 한계
당장 가시적 성과 힘들 수도
미·중 통상 협상단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베이징과 워싱턴DC를 오가며 네 차례 담판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 부총리는 지난달 27~28일 워싱턴DC에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정부가 협상 1주일 전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일정이 취소됐다. 이후 중국 정부가 미국이 고율 관세를 매기는 등 ‘목에 칼을 대는 상황’에선 대화에 나설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미·중 통상전쟁 격화로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9년 반 만에 최저치인 6.5%로 떨어지고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실물 경기도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로서는 통상전쟁이란 뇌관을 없애는 데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미국 정부도 무역전쟁을 계속하면 결국 미국 소비자에게 그 부담이 전가돼 압박이 커진다.자오취안성 아메리칸대 아시안연구소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에게 통상전쟁 승리를 선언할 기회가 필요하다”며 “중국은 대만과 같은 민감한 이슈 대신 무역에서 합의점을 찾는 게 더 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도 “11월 말이 미·중 정상회담을 열기에는 최적의 시점”이라며 “미국 중간선거가 11월6일 치러지고 중국도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해 여러 행사가 예정돼 있어 두 정상이 각자 국내 주요 이슈를 마무리하고 무역협상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두 정상이 만난다는 건 양국 정부가 무역분쟁을 완화할 준비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자국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그만두고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도 중단하는 등 사실상의 항복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집권을 꾀하고 있는 시 주석은 국내 여론 때문에 미국에 양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한 번의 만남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은 협상 타결에 최선을 다하지만 결렬되는 경우에 대비해 보복카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8월부터 미국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항공기 수입을 미국 보잉에서 유럽 에어버스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중국 국유 항공사 중국남방항공의 자회사인 샤먼항공은 최근 에어버스의 고위 경영진과 회동을 하고 항공기 장기 공급 계약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먼항공은 30여 년간 보잉의 주요 고객사였다는 점에서 이번 회동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샤먼항공이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았지만 에어버스와 계약을 체결하면 보잉이 입는 타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