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희 디자이너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어”

여성복 브랜드 ‘그리디어스’의 박윤희 디자이너는 ‘2018 청춘커피페스티벌’이 열린 21일 저녁 ‘꿈’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자신이 어떻게 디자이너가 됐는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 경험을 토대로 솔직하게 강연을 이끌었다. 실제로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자 주변에 있던 부모와 아이들 등 관람객들이 더 모여 300여명이 강연 내용을 끝까지 경청했다.

박 디자이너는 “지난해 뉴욕패션위크에서 비욘세의 스타일리스트와 협업해서 제품을 만들었고 최근 한 달 동안 뉴욕 파리 홍콩 상하이 서울 등 5개국을 돌아다녔다”며 “하루에 3~4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 바쁘고 힘들지만 좋아하는 일을 잘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돈을 좇기보단 꿈을 좇아 열심히 살다보면 돈은 자연스럽게 좇아오더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결국 어떤 일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찾아내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끈기를 갖고 노력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릴 적 경험도 소개했다. 박 디자이너는 “방에 ‘세계적인 디자이너’라고 크게 써붙이고 왔다갔다 하면서 계속 쳐다봤다”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여러 공모전에도 출품해 용돈을 벌어쓰는 등 스스로 노력한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또 “꿈은 크게 가졌지만 눈앞에 닥친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니 그게 경험으로 얇게 켜켜이 쌓였다”며 “그래야 쓰러지지 않고 굳건한 나만의 꿈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청소년들을 향한 조언도 했다. 박 디자이너는 “부모님이나 선생님 등 주변 사람들이 쓴소리하는 게 듣기 싫겠지만 다 그게 채찍질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며 “주변 사람들을 존경하고 나 혼자만은 절대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알아야 꿈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누구나 완벽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마음으로 타인을 대하다보면 세상을 보는 시각도 달라질 것”이란 설명이다.
박 디자이너는 근성을 강조하며 부모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요즘 젊은 부모님들은 자식 감싸며 힘들어하는 걸 못 보는데 포기하게 만드는 게 자식을 위한 길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며 “부모가 자식의 꿈을 이뤄줄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질문이 쏟아졌다. 16살 딸을 둔 어머니는 “아이를 품에 감싸고 울타리 안에만 가둬뒀는데 오늘 반성을 많이 했다”며 “딸이 아무 생각 없이 놀기만 해서 걱정”이라고 했다. 박 디자이너는 “사랑을 베풀되 풀어줘야 한다”면서도 “아이가 정 안 되겠다 싶으면 같이 사무실에 오시면 상담해드리겠다”고 했다.박 디자이너의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결혼도 해야겠지만 샤넬, 디올 같은 역사가 있는 한국만의 ‘하우스 브랜드’를 만드는 게 디자이너로서의 꿈”이라고 답했다. 비욘세가 직접 돈 주고 사서 입는 옷으로도 유명한 ‘그리디어스’를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복 브랜드,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디자인할 때 어디서 영감을 얻느냐는 질문에는 “스스로에게 영감을 받는데 클래식, 재즈를 항상 들으면서 일하는 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한 초등학생의 “디자이너가 되려면 지금 뭘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밥 잘 먹고 튼튼하게 자라면 된다”고 답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박 디자이너는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려면 무엇보다 영어를 잘 해야 되기 때문에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디자이너는 질문하려고 손 든 관람객에게 직접 찾아가 일일이 눈을 맞추며 질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며 “일단 꿈을 선택했으면 집중해서 20년은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심성의껏 솔직한 강연과 답변을 한 박 디자이너에게 수백명의 청중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