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열린 중국인들…아이돌 효과에 '하루 18억' 써

사진=닥터자르트 웨이보 캡처
국내 유통업계가 '아이돌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다.

22일 뷰티 브랜드인 닥터자르트는 최근 워너원의 중국인 멤버 라이관린을 중국 지역 브랜드 대사로 발탁했다. 마케팅 효과는 기대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 20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몰에서 진행된 라이관린의 굿즈 판매 행사에서 마스크팩, BB크림, 세정제 등 각종 화장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간 것이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11월 11일) 사전 예약 판매의 일환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서 하루에만 약 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판매 시작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약 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3분마다 마스크 팩이 1만 개씩 판매됐다. 한화 약 13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마스크팩 세트는 6분 만에 매진됐다.닥터자르트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라이관린이 닥터자르트와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중국 앰버서더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야구모자로 유명한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 MLB 역시 중국 1020대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모자의 면세점 판매 호조가 실적에 기여를 했다. 올해 2분기 MLB 면세점 매출액은 445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지난 3월 전속모델로 남성 아이돌 '엑소'를 발탁하면서 여심을 제대로 자극했다는 평가다.

화장품과 패션 분야의 주 소비층이 2030대 젊은 여성인 만큼, 이들 연령대 여심을 잡기위해서는 '아이돌 마케팅'은 필수적이다.중국 관광객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면세점 업계도 아이돌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7월 마케팅 브랜드 '냠'을 론칭하면서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을 영입했고 엑소(EXO) , 트와이스TWICE) 등을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아이돌그룹 갓세븐과 아스트로가 모델로 활동 중이다. 신라면세점 역시 남성 5인조 그룹 '하이라이트'와 동방신기를 통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다음달 1일 오픈을 앞두고 여성 아이돌그룹 윤아와 매우 정해인을 광고모델로 영입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두 한류스타가 화제성과 인지도뿐 아니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잘 대변할 수 있다고 판단해 광고모델로 발탁하게 됐다"며 "이들 모델을 내세워 영상 광고와 홍보물을 제작하고, 글로벌 팬미팅을 진행하는 등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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