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여건 된다면 금리인상 하겠다는 메시지 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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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에 대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이 시장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예고한 것이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는 앞서 국내외 경제 상황과 통화신용정책 운용상황을 소개하며 "대외 리스크 요인이 성장과 물가 등 거시 경제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금융 불균형을 완화하고 정책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냐는 물음에도 이 총재는 "여건만 된다면 금리 인상 쪽으로 가겠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이 총재는 지난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동결한 배경으로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전망 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완화적 금융여건은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균형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안정에 보다 유의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추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리스크 요인을 지켜보고도 실물경기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다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상 여부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러 리스크가 경기와 물가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금통위에서 금융안정에 유의할 단계라고 밝히고 의결문에서 '신중히'라는 표현을 뺀 것이 '금리 인상이 다가왔음을 의미하느냐'는 물음에도 이 총재는 재차 "그렇다"고 답했다.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이 나오는 가운데 금리까지 인상하면 경기가 지나치게 꺾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총재는 "거시 경제가 감내하는 범위에서 금융 불균형 해소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경기를 도외시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세계 경제에 대해 미국이 내수, 수출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유로 지역, 일본도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 흐름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이 총재는 내년에도 세계 경제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심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지속, 신흥국 금융 불안 확산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잠재해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경제를 두고서는 "수출 호조, 소비의 완만한 증가세에 힘입어 대체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며 앞으로 이러한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대외 리스크 요인이 향후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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