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공모주 시장 '부익부 빈익빈' 예고

11월 셋째 주에만 8개 기업 일반청약 일정 겹쳐

싸이토젠·파멥신·아시아나IDT 등
대거 일반공모에 나서

연내 22개 기업 상장 대기
10여곳은 상장여부 놓고 '고민'

IB업계 "4차 산업혁명 관련 등
인기 기업에만 청약 몰릴 것"
연내 상장을 마치려는 공모기업들이 쏟아지면서 연말 공모주시장에 극심한 ‘교통 혼잡’이 예고되고 있다. 다음달에는 8개 공모기업의 일반청약 일정이 몰리는 주도 있다. 공모주시장에 많은 기업이 쏟아져 나오면서 인기 공모주에만 투자금이 집중되는 양극화 장세가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개 기업 상장 ‘출사표’22일 투자은행(IB)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개 공모기업이 연내 상장 일정을 확정하고 일반청약 대기 중이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거나 심사 승인을 앞두고 있는 10여 곳도 연내 상장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까지 가세하면 연말까지 쉴틈없이 공모기업들의 일반청약 일정이 이어진다.

이에 따라 상당수 기업의 청약 일정이 겹치는 게 불가피해졌다. 23~24일엔 스마트 기기 액세서리에 들어가는 자석 부품을 제조하는 노바텍과 피부이식재 1위 브랜드 ‘메가덤’을 보유한 엘앤씨바이오가 동시에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다음달이 되면 공모주 청약 일정은 더욱 빡빡해진다. 공모기업 5곳의 청약 일정이 몰린 11월 둘째 주(5~9일)엔 7~8일에만 CJ CGV 베트남홀딩스를 비롯해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를 제조하는 디자인, 폴리우레탄 합성피혁과 부직포를 제조하는 디케이앤디 등 3개사의 청약 일정이 몰렸다.이어 11월 셋째 주(12~16일)에는 8개 기업의 청약이 집중돼 있다. 13일(디알젬, 파멥신, 싸이토젠, 아주IB투자)과 14일(싸이토젠, 아주IB투자, 아시아나IDT, KMH신라레저)에 각각 4개의 공모기업이 일반청약을 받는다.

11월 넷째 주(19~23일)에도 신경재활 의료기기 제조사인 네오펙트와 자동차 부품회사 에코캡, 비혈관 스텐트 제조회사 엠아이텍, 산업용 로봇회사 티로보틱스 등 4곳이 19~20일 동시에 일반청약을 받는다. 한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 임원은 “올해 중반에 상장이 뜸했던 여파로 연말 청약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며 “회계감리가 강화되면서 일정이 연말로 미뤄진 곳들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옥석 가리기’ 심화될 듯최근 공모주시장에선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으로 꼽히는 로봇 전문회사 로보티즈는 지난 18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한 일반청약에서 1043.92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반면 스마트기기 액세서리용 부품 제조회사인 노바텍은 지난 16~17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고전하며 회사가 제시했던 가격 최하단(1만2500원)에 미치지 못하는 1만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IB업계에서는 공모주 청약 일정이 겹치면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주 일반청약에 참여하는 일반 투자자들이 ‘선택과 집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상장 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인기 공모주에 자금이 몰리고, 주가 상승 여부가 불투명한 비인기 공모주는 기업 내용이 아무리 좋더라도 청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연말 공모주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연말에 공모주 일반청약이 집중됐던 2016년의 경우 그해 12월에 상장한 공모기업 11곳 중 5곳이 한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내는 데 그쳤다. 유바이오로직스, 아스타, 피씨엘, 이엘피 등은 2016년 상장 계획을 자진 철회한 뒤 이듬해로 상장을 미루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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