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글로벌 IB도 K뷰티에 꽂혔다…CS, 엘앤피에 400억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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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계 IB 크레디트스위스▶마켓인사이트 10월22일 오후 4시15분
한국에 자기자금 투자는 처음
기업가치 1조2000억 안팎 평가
거래 완료 땐 지분 3% 확보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S는 지난 19일 엘앤피의 구주 약 40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엘앤피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중국 시장 2위(한국 브랜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2016년 처음으로 연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메이크힐’이라는 브랜드로 색조 화장품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화장품업계에서 가장 기대받는 상장(IPO) 후보로 꼽힌다.
CS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가 줄어들면서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앤피는 CS가 강점을 지닌 동남아시아와 북미 시장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IB업계는 한국 시장에서 M&A 거래 중개와 기업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에 주력하던 CS가 처음으로 자기자금을 직접 투자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로레알의 스타일난다, 스위스 미그로스그룹의 고운세상코스메틱 인수 이후 K뷰티에 대한 높아진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내 시장이 위축되면서 직접투자로 먹거리를 확대하려는 IB들의 전략 변화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는 CS 서울지점이 아니라 ‘CS 유망기업플랫폼(EIP)’이라는 별도 조직이 주도했다. CS EIP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초기 단계부터 소수 지분을 투자해 수익을 올린다. 에어아시아(2017년)와 알리페이(2018) 투자로 옥석 가리기에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투자 실적이 없었던 CS EIP가 엘앤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올해 CS 아시아·태평양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천기 한국 대표(사진)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CS EIP 투자를 결정하는 투자심의위원회의 멤버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