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의식?…WEF "다보스 이름 무관한데 쓰지 말라"

매년 '다보스 포럼'을 주최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이 22일(현지시간) '다보스'라는 명칭이 실제 다보스 포럼과 관련 없는 행사에 사용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WEF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WEF는 다보스 시와 함께 다보스라는 브랜드가 부적절하게 사용되지 않고 보호될 수 있도록 모든 조처를 강구하겠다"며 "다보스 포럼은 특정 정부를 위해 행사를 주최하지 않으며 독립성과 중립을 지켜왔다"고 말했다.WEF가 다보스 포럼 명칭 사용과 관련해 특정 국가나 행사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dpa통신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연루된 언론인 피살 사건이 불거진 상황에서 WEF의 성명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사우디는 23일부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라는 대규모 투자 행사를 개최하는데 이 행사는 개최 규모나 참석자들의 면면 때문에 주요 언론에서 '사막의 다보스'로 불려왔다.

그러나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사우디 정부의 사주로 살해됐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이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던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속속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다.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김용 세계은행 총재,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이미 참석 계획을 취소했다.

WEF는 매년 1월 스위스의 작은 휴양 마을인 다보스에서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보스 포럼'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